관광공사 ‘7월 가볼만한 곳’ 5선
옹진·동해·서산·울주·고창 선정
서핑 등 레포츠·갯벌 체험 만끽
“그럼, 여름은 바다지!”
푸른 동해에서 속 시원하게 밀려오는 파도와 맞설까. ‘서산 머드맥스’ 바지락 경운기 어르신 부대의 역동성을 배울까. 아니면 세계자연유산 갯벌로 유명한 고창 해안에서 아이들과 바지락을 캐고, 해양 생태를 배우며 정담을 나눌까.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7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여름 바다’다. 바다를 떼어놓고 여름 여행을 말할 수 없다. 그야말로 제철 여행지다.
갯벌을 품은 서해부터 다양한 해양 스포츠의 천국 동해까지....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여행지는 ▷느리게 흘러가는 바다 위 쉼표,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여름엔 역시 동해! 어달·대진해변(강원 동해시)에서 즐기는 푸른 바다 ▷바지락 캐볼까, 충남 서산시 중리어촌체험마을 ▷우리의 여름이 특별해지는 순간,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여름의 추억도 캐고 보물도 캐고, 전북 고창군 구시포해수욕장 등이다.
‘바다 위 쉼표’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168개의 섬을 품고 있는 인천, 그중 대이작도는 청아하고 소담한 섬이다. 깨끗하게 단장한 3개의 마을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숨 쉬는 이곳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약 44㎞ 떨어져 있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에 이르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2개의 산과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다채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섬의 대표 산, 해발 약 159m의 부아산 정상을 오르는 트래킹 코스는 완만한 오솔길이라 가볍게 걷기 좋다. 해변 산책로를 지나 촛대처럼 뾰족한 모양의 오형제바위, 울창한 숲속의 빨간색 구름다리,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는 삼신할미약수터 등을 차례로 거치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부아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대이작도와 소이작도가 만들어낸 하트 모양의 항구는 절경이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아담한 작은풀안해수욕장에는 솔 숲으로 조성된 캠핑장이 있다. 해변 끝,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약 25억1000만년 전의 흔적인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을 만날 수 있다.
대이작도를 더욱 신비로운 섬으로 만든 것은 풀등이다. 하루 두 차례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섬 풀등은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다른 모양, 넓이, 무늬를 만들어낸다. 다양한 물고기와 해초가 모여살며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섬의 동남쪽 끝에는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 계남분교가 있다. 그 주변 해변 산책로가 아름답다.
대진해변 ‘서핑 명소’·어달해변 ‘인심 최고’
남쪽으로 묵호항, 북쪽으로 대진항과 망상해변 사이에 자리하는 강원 동해시 어달해변은 여름 휴가철에도 피서객이 크게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다. 어달항에는 파스텔색을 입힌 테트라포드(네 발 달린 콘크리트 블록. 방파제 주변에 둬 파도나 해일을 막음) 덕에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여름에는 동해시 어달동 주민들의 특별한 인심이 있다. 여행객을 위해 약 300m 모래사장에 무료 테이블 120여 개를 놓아둔다. 피서객이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 테이블에서 즐길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당 등에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도 해준다.
어달해변 옆 대진해변은 ‘서핑 비치’로 이름났다. 파도의 너울이 서핑하기 적당해 서퍼들에게 유명하다. 특히 미군과 동해안 인근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이 많이 찾아 글로벌 여행지라 할만하다.
논골담길 마을 정상에는 동해시 곳곳을 지그시 살펴보듯, 묵호등대가 서 있다. 바로 옆으로 2021년 개방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자리한다. 스카이워크, 스카이사이클, 자이언트슬라이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바다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도째비골 해랑전망대로 연결된다.
‘머드맥스’의 그곳에서 바지락 캐러 ‘고고’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 항아리 모양의 가로림만은 서산시 어르신들의 바지락 경운기 부대 ‘머드맥스’가 한국관광공사의 대표 홍보영상이 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곳이다.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주민이 직접 참여해 운영 중인 중리어촌체험마을에선 ‘바지락 캐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황금산에 가면 가로림만을 지키는 코끼리 바위가 멋지게 서있다. 가로림만의 풍경과 바지락 캐기로 자식들을 키워낸 어르신들의 ‘인생 인문학’에 더 빠지고 싶다면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좋겠다.
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웅도는 바다가 갈라지는 풍경,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곳이다.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는 여름철 초록빛 숲과 어우러지는 사찰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이다.
여기에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개심사에 방문해 외나무다리에서 기념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전통 한옥인 서산유기방가옥은 봄마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수선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여름철에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고택이기도 하다.
맑은 물·널찍한 백사장의 진하해수욕장
진하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과 맞닿은 울산 남단부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해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다.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이면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 파라솔, 구명조끼, 튜브, 샤워장, 주차장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같은 해양 레포츠 명소로도 유명하다.
긴 해변을 따라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가볍게 걷기 좋고 예쁜 포토존도 군데군데 설치돼 있다. 해변 남쪽에는 대바위공원, 북쪽에는 명선교가 볼거리를 더한다.
해변 앞바다에는 아담한 무인도 명선도가 자리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의 야간 경관조명(월요일 제외)이 명물이다. 썰물 때에는 해변에서 걸어서 진입 가능하니 방문 전 물 때를 확인하자.
울산에는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을 비롯해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 등 한국관광100선 명소들이 있다.
전북 고창에서는 다양한 갯벌 체험
전북 고창군은 세계자연유산 갯벌로 유명하다. 특히 구시포는 고창의 다른 갯벌과 식생이 비슷하지만, 금빛 모래알이 반짝여 여느 갯벌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모래 속 자연 생태도 관찰하면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구시포해수욕장 1㎞ 앞에는 둥근 쟁반 같은 자태의 가막도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해변의 끝자락에는 기암괴석들이 솟아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소나무들은 피서객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바닥의 경사도는 완만하고 평평해서 누구나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구시포와 가까운 람사르고창갯벌센터는 고창 갯벌 탐방의 중심지이다. 1층은 전시관, 2층은 체험 활동으로 운영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갯벌 탐방 전기차를 타고 명예습지생태안내인의 풍부한 해설과 함께 30분 동안 고창 갯벌을 돌아보는 체험 활동이다.
만돌갯벌체험학습장은 거대한 트랙터 바퀴를 장착한 갯벌 트럭을 타고 갯벌로 나가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갯벌 체험 후에는 체험장 바로 앞의 서해안바람공원에서 잠시 쉬어가면 어떨까.
고창군이 운영하는 동호국민여가캠핑장에서는 해송 군락지 사이로 서해의 붉은 낙조를 즐기는 근사한 아웃도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