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규제 속 엔비디아 중동 진출 본격화

엔비디아, 오레두와 손잡고 중동 AI 시장 진출
알지즈 알루스만 파흐루 오레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레두와 손잡고 중동 AI시장에 진출한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정부의 인공지능(AI) 최첨단 칩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동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카타르 통신 기업 오레두(Ooredoo)와 중동 5개국의 오레두 산하 데이터센터에 AI 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으로 카타르, 알제리, 튀니지, 오만, 쿠웨이트, 몰디브 등에 위치한 오레두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엔비디아의 AI 및 그래픽 처리 기술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AI 최첨단 칩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엔비디아의 첫 중동 시장 진출이다. 미국은 엔비디아 기술의 일부를 중동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나 최첨단 칩은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중동 국가를 우회로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레두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생성형 AI 어플리케이션(앱)을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지즈 알루스만 파흐루 오레두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으로 우리 기업 고객들은 향후 1~2년간 경쟁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사는 지난 1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기술 연합체 ‘TM포럼’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레두는 어떤 엔비디아 기술이 데이터센터에 설치될지는 가용성과 고객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레두는 10억달러를 투자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40메가와트에 더해 20~25메가와트를 추가로 확보해 데이터센터 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레두는 지난해 중동 최대 타워 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데이터센터 사업부를 분할했으며 해저 케이블과 광케이블 네트워크 사업부도 분할할 예정이다. 이는 중동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 확장과 함께 엔비디아의 AI 기술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