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 2024' 개막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젠슨 황이 설립한 엔비디아가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할 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그는 모국인 대만에서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때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한 인공지능(AI) 칩 제조회사 엔비디아가 브랜드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올해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미 경제매체 CNBC가 23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순위 조사에서 엔비디아가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최근 엔비디아와 시총 순위 정상을 다투고 있는 애플과 MS는 이 조사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아마존이 3위, 구글이 4위, 삼성전자가 5위였다.
CNBC는 엔비디아의 기업가치 상승 속도가 매우 가팔랐던 반면, 그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탓에 회사 설립 후 31년이나 지났음에도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지는 못했다고 짚었다.
컴퓨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엔비디아는 GPU가 챗GPT 같은 생성형 AI 모델 개발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기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고성능 컴퓨터를 찾는 게이머들에게 주로 알려진 회사였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전문가 그레그 실버먼은 "최근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 제조업체로서 엔비디아는 브랜드를 강화할 시간도, 자원도 없었다"며 "시가총액이 높더라도 약한 브랜드 파워는 향후 가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터브랜드 측은 최근 12개월 동안 엔비디아의 브랜드 인지도가 이전보다 4배 늘어 올해 하반기 발표되는 순위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브랜드 컨설팅 회사 칸타르 브랜즈가 이달에 발표한 100대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는 엔비디아가 이전 조사 때보다 18계단 상승해 6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브랜드 가치는 1년 만에 178% 상승한 약 2천20억달러(약 281조원)로 추정됐다고 CNBC는 전했다.
칸타르 브랜즈의 수석 브랜드 전략가인 마크 글로브스키는 "B2B 구매자에게 엔비디아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브랜드"라며 "아이패드나 맥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애플이 그런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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