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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중고시장까지 털었다…러, 우크라전 군수품 조달 ‘절박’
유럽 감시 허술한 중고…러, 우회 수입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중국의 중고시장에서 군사 장비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미 비영리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의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서방의 규제로 군수품 제작에 필요한 부품 확보가 어려워지자 중국의 중고 기계를 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4ADS 분석가 알렌 마그가드는 “러시아의 무기 제조업체들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해 생산 능력을 확장하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제재 대상에도 포함돼 있는 러시아 군수품 공급업체인 AMG를 중심으로 암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22년부터 일본의 공작기계 설비업체인 쓰가미의 컴퓨터수치제어(CNC) 공작 기계 구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CNC는 금속의 자동화된 고정밀, 고속 조작 및 밀링을 가능하게 하기에 방위산업용 공작기계에서 필수적인 장치다.

지난해 쓰가미의 매출 60% 이상이 중국에서 나와 이 업체의 기계 대부분은 중국에 있다. 쓰가미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쓰가미가 생산한 20만대 공작기계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AMG가 2021년 쓰가미로부터 구매한 장비는 약 60만달러(약 8억2000만원)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3년에는 5000만달러(약 690억1500만원)로 폭증했다. 러시아로의 우회 수출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AMG가 쓰가미로부터 구매 비중을 늘릴 수 있었던 과정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아르메지노’(Amegino)와 미국 공작 기계 유통업체의 한 부서로 위장하고 있는 ‘ELE Technology’ 역할이 컸다고 FT는 전했다.

아메기노와 ELE 테크놀로지는 중국 공급업체에 러시아로 기계를 배송하도록 위탁하는 암거래상 역할을 했다. ELE 테크놀로지는 중국 선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러시아 회사인 ‘UMIC’도 부품 조달에 이용되고 있었다. UMIC는 AMG와 달리 아직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지 않았지만, 소유주가 AMG 소유주와 부부관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마그가드는 “우리는 수십년 된 공작기계들이 러시아로 수입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업체들이 자신들아 생산한 제품이 판매된 후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중고시장에서 규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7개국(G7)과 협력해 이런 제제 회피 조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산업성은 “많은 나라가 이런 중고품 거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본은 우회 업체 등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제재 대상에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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