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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SOXL ETF’에만 해외증시 결제액 23% 몰렸다
6월 결제액 엔비디아 2.2조·SOXL ETF 1.8조
엔비디아 보관액 연초대비 2.74배 늘어
“엔비디아 주도 강세장 하반기 지속” 전망
“개인 한국증시 이탈 당분간 이어질 것”

올해 6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총결제액(매수액과 매도액의 합산) 중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와 미국 대표 반도체지수 3배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단 두 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4분의 1’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AI·반도체 대표 종목들로 쏠리는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행렬이 ‘역대 최대’ 수준의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을 이끈 것이다.

증권가에선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랠리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국 증시 주요 지수들의 ‘사상 최고치’ 기록 행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 대신 미국 증시를 향하는 개미들이 더 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美 AI株·반도체 ETF 집중 공략한 서학개미=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6월 엔비디아 총결제액은 15억7495만달러(약 2조169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6월 해외 증시 총결제액(125억7990만달러·약 17조3565억원)의 14.63%에 이르는 수치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증시에서 거래하며 오갔던 돈의 7분의 1은 엔비디아 단 한 종목과 관련된 것이란 의미다.

이달 들어서만 서학개미의 엔비디아 순매수액은 2억7545만달러(약 3794억원)에 달했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 7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액은 119억5944만달러(약 16조4741억원)에 도달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그동안 서학개미에겐 부동의 ‘원픽(최선호주)’이던 테슬라를 2위로 밀어낸 이후 굳건히 종목별 주식 보관액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국내 투자자의 엔비디아 보관액은 연초(43억5959만달러·약 6조62억원)와 비교하면 2.74배나 증가한 수치다.

6월 종목별 결제액 2위 자리를 13억3810만달러(약 1조8435억원)를 기록한 미 대표 반도체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SOXL)’ ETF가 차지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해당 ETF의 보관액도 올 들어 34.1% 늘었다.

엔비디아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 두 종목 만의 6월 결제액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총결제액의 23.16%를 차지한다.

미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또 다른 대표 AI 수혜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보관액(37억5934만달러·약 5조1792억원)도 올해 38.55% 늘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해 평가 금액이 높아진 것도 요인이지만,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이들 종목에 신규 매수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MS 주가는 1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올해 들어서만 각각 151.01%, 16.67%씩 상승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의 올해 수익률도 93.19%에 달한다.

▶“美 증시 랠리 하반기도...개인 韓 증시 이탈 이어질 듯”=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서도 AI주(株)로 대표되는 미국 테크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예상한다. 기업 이익 전망이 1분기에 이어 2·3분기에도 전망치를 웃돌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증시 대표 지수들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덕분이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14.53포인트(0.27%), 151.02포인트(0.88%) 오른 5375.32, 1만7343.55를 나타내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향후 이어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른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가 시간의 문제일 뿐이란 데 분석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는 평가도 미 증시 강세를 점치는 주요 근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이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시할 ‘점도표’ 상에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2회로 감소할 것이란 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내년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3회의 금리 인하 전망만 후퇴하지 않는다면 미 증시 강세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반기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장세가 여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애플 등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기 관련 종목들의 강세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전날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실망감으로 1.9% 하락했던 전날의 약세를 딛고 하루 만에 7% 급반등에 성공하며 207.1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WWDC 행사가 애플의 AI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고 평가했고,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벤 라이츠는 “이제 우리는 아이폰 매출이 최대 2년간 약 20% 성장할 수 있다는 슈퍼사이클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보고서에 썼다.

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장인 국내 증시의 여파로 개인 투자자의 ‘환승 투자’ 경향성도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 들어 전날 종가까지 S&P500, 나스닥이 각각 13.34%, 17.46% 상승할 때 코스피 상승률은 1.33%에 그쳤다.

전날 종가 기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올 들어 3조24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랠리에서 소외된 데다 시총 상위에 포진한 2차전지주의 주가 흐름까지 주춤하면서 증시를 이끌 만한 주도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인 투자자의 해외 증시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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