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일제히 견제구
김재섭 “당대표 출마 포함 역할 고민 중”
메시지 선명성-원외 지원에 변수 급부상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7월23일께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자 여권의 ‘빅샷’들이 움직이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이 일제히 견제구를 던졌고, ‘30대 기수’로 거론됐던 김재섭 의원도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활짝 열어놨다.
서울 동작을에서 5선에 오른 나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쨌든 싸움의 전장이, 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당대표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나 의원은 “누구를 겨냥하고, 아니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사실상 원외이자 정치신인인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운영 주도권을 쥔 상황에서 원외 당대표의 한계를 짚었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장외투쟁을 주 전략으로 삼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여의도 정치권에 한 전 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전해진 직후 나왔다.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비대위, 영입인재 출신 인사들과 연쇄 개별 만남을 가졌고, 이르면 다음주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그를 만난 한 인사는 “출마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그간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한대한(한동훈이 나오면 한동훈)’ 등의 표현이 적잖게 나왔다.
수도권·여성 중진인 나 의원은 차기 당권 구도에서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가 될 인물로 꼽힌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출마를 결심한다면 총선 이후 흩어진 친윤들도 힘을 실어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 의원의 ‘국회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에 이례적으로 많은 31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러한 기류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출마가 유력한 인천 5선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총선 패매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뭐 하러 사퇴했나”라며 한 전 위원장을 저격했다. 윤 의원은 “남에게 조롱거리가 되면 안 된다. 우리 당과 당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앞서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4선의 안철수 의원은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임세준 기자 |
보수정당의 험지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37세 김재섭 의원은 전당대회 판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포함해 저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총선 패배 이후에도 당이 개혁, 쇄신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험지 당선인이자 청년, 21대 국회 최대 쟁점이던 채상병 특검법에 열린 입장을 낸 소장파로 분류된다. 원내외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를 중심으로 김 의원에 대한 원외 위원장들의 지원 가능성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정관계, 정치개혁 측면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보다 더욱 선명한 메시지를 낼 수 있다”며 “전당대회 흥행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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