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이자 코치를 지낸 차두리(45) 씨가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내연 관계로 고소전에 휘말린 가운데, 그의 사생활이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팀의 졸전으로 많은 비판을 샀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에도 이 문제로 내연 여성과 갈등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30일 CBS노컷뉴스는 차두리 씨가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한 여성 A 씨를 통해 입수한 차 씨와 A씨의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 씨는 법적 혼인 상태인 차 씨가 자신과 2021년부터 교제했으며, 동시에 또 다른 여성인 B 씨와도 교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차 씨는 A 씨와는 '몇 차례 만남을 가진 사이'일 뿐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차 씨와 현재 교제 중이라는 여성 B 씨도 A 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차 씨는 국가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 당일은 물론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 기간, 출국 전날까지도 A 씨와 크게 다툰 정황이 담겨 있다.
A 씨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한국 vs 중국)가 있던 지난해 11월 21일 경기 시작 3시간여 전, 차 씨에게 "내가 몇 번째 바람피운 대상인지 솔직히 말하고 가. 7년 동안"이라고 추궁했다. 차 씨는 '시합 준비로 정신이 없으니 경기 끝나고 연락하겠다'고 한 뒤, 경기가 끝난 직후 "경기 끝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 "말이 뭐가 필요해, 내가 받은 죄에 대한 벌 받아야지" 등 메시지를 남긴다.
사흘 뒤인 11월 24일 차 씨는 A 씨에게 "난 당신 가지고 놀지 않아. 나도 지금 상황 심각한 거 알아"라며 "당신이 정리하라고 하면 정리할게"라고 했다. 특히 차 씨는 "나 대표팀도 그만하려고 했어"라며 "조용히 살아가는 게, 너 눈에 안 보이는 게 도와주는 거니까"라고 했다.
닷새 뒤인 11월 29일 A 씨가 "(당신이) 말한대로 눈에 안 보여주는 게 맞는거 같다", "앞으로는 어디에도 안 나왔으면 한다"고 하자, 차 씨는 "지금 대표팀을 나올 수는 없어. 1월 끝나고 그만할 거야. 지금 당장은 너무 (아시안컵) 대회가 앞이다"라고 답했다.
차 씨는 대표팀이 아시안컵을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인 2024년 1월 1일 밤까지도 A 씨와 갈등을 빚었다. 차 씨는 A 씨에게 생각을 한 뒤 마음을 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차 씨는 현재 법적으로 혼인 상태다. 2009년 신철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회장의 장녀 신혜성 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2013년 3월 이혼 소식이 전해졌으나 차 씨가 제기한 이혼 조정이 불성립됐고, 이후 정식 재판이 진행됐지만 1·2심 모두 차 씨가 패해 현재도 법적 혼인이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