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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드론·미사일 퍼부었으나…이스라엘군 “99% 요격 성공”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무인기와 미사일로 전격 공습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이란의 공습이 사실상 효과 없었다는 이스라엘군 입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효과가 입증된 자폭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혼용한 대규모 공습 전술이 이스라엘을 상대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이스라엘군은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무려 360여기의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날려보냈지만 이 중 99%를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란 입장에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도시를 공습할 때 동원하는 드론·미사일 수의 거의 세배를 한번에 쏟아붓고도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이란은 자국에서 1000㎞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 자국제 샤헤드 드론 170대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중 대부분은 프로펠러 엔진이 달려 이스라엘에 닿는데 6시간이나 걸리는 구형의 샤헤드-136이었고, 일부는 제트 엔진이 탑재돼 3배 이상 빠르게 움직이는 샤헤드 238이었으나 이스라엘 영공에 닿지 못한 채 모두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에 더해 순항 미사일 30발과 탄도 미사일 120여발도 함께 발사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이 사용한 순항 미사일이 최근 개발된 파베-351(Paveh-351)로 추정되며 발사후 이스라엘에 도착하는데는 최소 2시간이 걸린다고 보도했다.

최고 속도가 음속의 몇 배에 이르는 탄도 미사일은 이보다 훨씬 빨라서 불과 15분이면 이스라엘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순항미사일 25기가 (이스라엘) 영토 바깥에서 격추됐고 탄도 미사일도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한 건 소수(a few)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다수의 드론으로 이스라엘 방공망을 과부하시킨 뒤 미사일로 최대한의 피해를 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르스 카우샬 연구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공격의 규모를 볼 때 이건 경고성 조처가 아니라 실질적 피해를 주려고 계획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과 5년 전인 2019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인근 쿠라이스 유전은 20∼30기의 자폭 드론과 미사일 공격조차 버티지 못한 채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런데 그 10배가 넘는 규모의 공격에도 이스라엘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건 이란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결과일 것이라고 카우샬 연구원은 지적했다.

원인으로는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체계가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확전을 꺼린 이란이 공격 전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고 이로 인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등 12명이 숨졌는데, 이란은 12일 만에 보복에 나섰다.

이 기간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군사자산을 추가로 투입했고, 결국 미국 단독으로만 드론 70기와 미사일 3기를 격추했다.

이란이 방공 체계가 잘 갖춰진 이스라엘내 군사시설 등만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날린 것도 격추 비율이 높았던 배경일 수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막아내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림 아미나크 전 이스라엘 참모총장 재무보좌관은 현지 매체 와이넷(Ynet)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 대공미사일인 애로우는 한발당 350만 달러(약 48억원), 다윗의 물매는 100만 달러(약 13억8천만원)이 든다면서 100발이 넘는 이란의 순항·탄도 미사일을 잡아내는데 쓴 대공미사일과 여타 비용이 "40∼50억 세켈(약 1조5천억원∼1조8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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