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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의 통 큰 학자금 대출 탕감…美 등록금 얼마나 비싸길래[세모금]
사립대 평균 약 5710만원…1억3000만 넘는 곳도
4000만명 학자금 대출...1인당 4만달러
진학 포기 증가…대학 대신 직업학교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Getty Images via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대규모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미국 대선의 이슈로 떠올랐다. 10만달러(약 1억3600만원)를 넘보는 비싼 대학 등록금에 미국인들의 학자금 대출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공약 이행이다.

US뉴스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사립대 평균 연간 등록금(수업료 포함)은 4만2162달러(약 5710만원)로 1년 전보다 4% 올랐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인상된 수준으로, 물가 상승률보다도 40% 더 뛰었다. 공립대 평균 등록금은 비거주민이 2만3630달러(약 3200만원), 거주민이 1만662달러(약 1450만원)로 집계됐다.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캐니언칼리지로 6만9330달러(약 9390만원)에 달했고, 프랭클린&마샬칼리지도 6만8380달러(약 9270만원)를 부과했다.

명문대인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도 각각 5만9076달러(약 8010만원), 6만2484달러(약 8470만원) 등으로 등록금이 높은 편이다.

밴더빌트대학교는 올해 봄 등록금으로 9만8426달러(약 1억3340만원)를 책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기타 비용까지 더하면 연간 학비가 1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NYT는 밴더빌트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들이 2024~2025학년도에 등록금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축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가별 대학 등록금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평가지수(PPP)로 환산한 결과, 미국의 등록금은 평균 1만6775달러(약 2270만원)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7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억’ 소리 나는 등록금에 부유층이 아닌 보통의 학생들은 거액의 학자금 대출을 받고 대학에 가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6000억달러(약 2168조원)에 달한다. 전체 미국인 중 12%에 해당하는 약 4000만명이 1인당 평균 4만달러(약 542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도 많다. 미국 학자금 대출 기관 샐리메이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78%의 가정이 학비 때문에 대학 진학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응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생)가 ‘공구 벨트(공구를 매다는 허리띠)’ 세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학 진학 대신 기술직으로 진출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내 직업훈련학교에 등록한 학생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2018년 미국학생정보센터(NSC)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해당 기간 건설 기술을 전공한 학생은 23%, 차량 유지 및 보수를 배운 학생은 7% 늘었다.

대학 교육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6%만이 고등 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5년(57%), 2018년(48%)보다 크게 낮아진 비율이다.

다른 여론조사에선 Z세대의 45%가 ‘고등학교 졸업장이면 충분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학 등록 학생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 1800만명이 넘었던 미 대학 등록 학부생 수는 2021년 155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WSJ는 “최근 수십 년간 비용이 급등한 대학 교육의 효용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임금 상승과 신기술에 따른 이미지 개선으로 용접, 배관, 공작기계 등의 직종에 진출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연간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 이하 소득자(부부 합산 시 24만달러 이하)가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쌓인 이자를 최대 2만달러(약 2700만원)까지 탕감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밖의 다양한 조치를 통해 400만명 이상의 채무를 전액 탕감하고, 1000만명에 대해서는 최소 5000달러(약 680만원)의 채무를 감축한다.

아울러 대출금을 20년 이상(대학원은 25년 이상) 갚아 온 채무자의 채무를 탕감하는 방안도 계획에 포함됐다.

이번 탕감안으로 인한 수혜자는 최소 2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에 발표한 탕감 계획 수혜자까지 합하면 총 3000만명이 넘는 채무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은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대출금이 많은 2030 유권자와 유색인종의 표심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반대해 온 공화당이 소송을 제기하고, 연방대법원이 다시 제동을 걸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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