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심판론’ 경쟁·높은 사전투표 영향
진보 결집 두드러져…호남 투표율 상승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서울 동작구청에 설치된 노량진2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제22대 총선 투표율은 67.0%를 기록하며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처음으로 사전투표율이 30%를 넘어서며 최종 투표율이 70%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마의 70%’ 벽은 높았다. 그럼에도 여야가 저마다 앞세운 ‘심판론’과 사전투표 열기에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 등 범야권 신당의 등장도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2966만2313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 투표율 67.0%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5~6일 이뤄진 사전투표에서 31.28%, 본투표에서 35.72%를 기록했다. 21대 총선(66.2%)과 비교하면 사전투표율은 4.59%포인트 높지만 본투표율은 3.79%포인트 낮았다.
이번 총선에서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인 건 국민의힘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민주당의 ‘정권심판론’ 등 극심한 진영대결이 각 지지층의 투표 참여로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투표 당일까지 “투표로 나라를 지켜달라”, “이번 총선은 투표 독려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투표해야 이긴다”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았다.
‘범야권 압승’이라는 선거 결과가 방증하듯 특히 진보층 결집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지지층의 투표처가 늘어난 것도 이들의 투표 유인요소가 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22대 총선 지역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민주당 강세 지역인 ▷광주(65.9%→68.2%) ▷전남(67.8%→69.0%) ▷전북(67%→67.4%) 등은 지난 선거 대비 투표율이 올랐다. 반면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는 ▷대구(67%→64%) ▷경북(66.4%→65.1%) 등 TK지역은 투표율이 하락하며 평균보다 낮았다. 아울러 심판론 대결로 부동층의 투표 참여가 늘며 ▷서울(68.1%→69.3%) ▷경기(65%→66.7%) ▷인천(63.2%→65.3%) 등 상대적으로 무당층 비율이 높은 수도권의 투표율도 오른 양상이다.
여야의 극한 대립에 따른 지지층 결집으로 격전지들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치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선거 기간 중 8번을 찾은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 서울 동작을이 속한 동작구는 투표율 72.2%를 기록해 서울 내에서 가장 높았다. 이 대표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 간 ‘명룡대전’으로 주목받은 인천 계양을이 있는 계양구는 68.7%로 21대 총선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대권주자급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대결한 경기 성남분당갑,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병욱 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친윤-친명 대리전’이라 불린 성남분당을이 속한 분당구 투표율은 76.2%로 시군구 기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런 가운데 31%대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2016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안정적으로 안착해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20대 총선에서 12.2%였던 사전투표율은 21대 총선에서 26.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번 사전투표에선 60대 투표자가 22.7%로 가장 많았고, 50대 22.5%, 40대 15.7%, 70대 이상 15.0%, 20대 12.9%, 30대 11.3%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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