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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숙 한미 회장 “나와 임성기 회장 생각 같아…두 아들, 믿고 따라오라”
경영 문외한 지적에 “50년사 최고 실적이 말해”
통합 반발 아들들에 “승복 시 상속세 내줄 수도”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한미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제 생각이 곧 임성기 선대 회장님 생각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식들끼리 의견은 상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이런 일이 성립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영숙(76) 한미약품 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자신이 주도한 한미 그룹과 OCI 그룹 통합에 반기를 든 아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2020년 8월 타계한 남편 임성기 회장과 함께 한미약품을 사실상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먼저 “가족 간 의견 차이로 물의를 일으켜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두 아들을 향해 “아버지가 떠나고 얼마 되지 않을 때라서 굉장히 혼란스럽고 여러 가지가 어렵겠지만 나를 믿고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길게 가서는 안될 것 같다. 스스로 깨닫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남편 사후 갑자기 그룹 회장직을 맡은 경영 문외한으로 치부하려는 시각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사진가로 활동했던 송 회장은 임성기 회장 생전에는 2017년 한미약품 고문을 맡은 것 외에는 가현문화재단 이사장과 한미사진미술관장을 역임하는 등 경영 전면에 부각되지는 않았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 탄생 전 약국을 운영할 때부터 약사들 밥 먹여 가며 회장님(남편)과 함께한 사이”라며 “한미약품 빌딩이 서 있는 이 자리도 터를 볼 때부터 동행하는 등 회장님이 모든 것을 저와 같이 상의했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손인규 기자

북경한미약품을 세워 중국에 진출할 때도 대지 마련부터 고(故) 임 회장과 함께했고, 남편은 이런 자신을 밖에서는 '송 실장'이라고 불렀다며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송 회장은 여러 차례 자신에 대해 “창업자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 “반(半)창업주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임 회장 타계 이후 자신이 곧바로 회장에 취임한 것도 둘째 아들의 제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경영 역량과 관련해 “회장을 맡은 3년 동안 회사가 50년 역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렸으면 그걸로 말한 것이지 더 이상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479억원 매출과 1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약품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4909억원, 220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와 39.6% 증가했다.

한미약품과 OCI 본사 전경[한미약품 제공]

송 회장은 임 회장 사망 후 가족에게 부과된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가 OCI와 통합의 계기가 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약 개발 명가라는 한미의 DNA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안 중 OCI그룹과 같은 이종 산업의 탄탄한 기업과 대등한 통합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편은 남은 수명을 은행 잔고에 빗대 '잔고가 얼마 안 남았다'고 말하곤 했다.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됐다”며 “한미약품 고유의 정서를 버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가 울타리가 되고 있다가 떠나겠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자신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결국 한미 주식 지분을 많이 가진 아들들이 한미약품 그룹을 이끌어가게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송 회장은 아들들을 가리켜 “여기 주식이 많이 있지 않나. 왜 그 주식을 남겨뒀을지를 이해해 달라”며 “내가 하는 동안은 아니지만, 그들이 한미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운영해야 하지 않겠나. 잠깐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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