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전쟁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 3만1천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년째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가 징집병 일부를 제대시킨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으로 2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에서 징집병 일부를 제대시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이전에 입대해 복무가 종료됐어야 하지만 전쟁으로 제대가 미뤄졌던 징집병의 해제를 승인하는 법령에 이날 서명했다.
이번에 제대하는 군인들은 이후 12개월 동안 추가 징집에서도 면제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얼마나 많은 군인이 예비역으로 전역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침공이 시작되기 전에 입대한 징집병들에 대해 제대 명령을 내렸다"며 "4월부터는 이들 징집병이 예비군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징집병은 예비군 전역 대신 군대에 남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부는 이미 군 복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장기화 속에 무기와 병력 부족이 심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최전방 병사들의 부상과 피로가 심해면서 병력을 순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24일 계엄령을 발령하고, 그 이튿날 총동원령을 내려 징집 대상인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계엄령과 총동원령은 그 사이 여러 차례 연장됐다.
우크라이나군은 한동안 자원병에 의존했으나 전쟁 장기화로 더 많은 군인이 필요해지면서 징병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45만∼50만명의 추가 병력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 남성을 징집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입대 가능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고 병역 기피자에 대한 처벌을 내용을 담은 징집 법안을 작년 12월 의회에 제출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 법안이 지친 나라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도 법안을 지난달 잠정적으로 지지했다.
전쟁 초기에는 수만 명의 남성들이 군에 지원해 러시아에 맞서 싸우려고 했지만, 전투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이제 입대를 설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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