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6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과 생필품은 물론 소재나 부품을 보내고 나중에 완성체로 생산된 제품이 러시아로 다시 반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과 생필품은 물론 소재나 부품을 보내고 나중에 완성체로 생산된 제품이 러시아로 다시 반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26일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북러관계가 가까워졌던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추적한 결과 6700여개의 컨테이너가 북에서 러시아로 건너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략적으로 양을 추정하면 152㎜포탄이면 300만발 이상, 122㎜ 방사포라고 보면 120만발 이상의 물량”으로 추정했다.

또 “부족한 원자재나 전력난을 볼 때 전체적인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낮지만 러시아로 제공되는 무기나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아주 ‘풀가동’되고 있다”며 “북한에서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오는 게 30% 이상 수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테이너를 다 해체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북한 지역의 식량 가격이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식량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필요한 생필품도 있을 것”이라며 “소재나 부품 일부가 들어가 나중에 완성체로 생산돼 러시아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최근 계속되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서는 “수출용 또는 전선지역 일대에서 도발을 하기 위한 도발용, 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군수공장 가동률이 상당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일부 가동되고 있는 공장들은 대부분 러시아로 수출되는 수출품을 만드는 공장과 거의 일치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의 미사일도 발견되고 있는 만큼 잇따른 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러시아 수출을 노린 것이라는 일부 관점에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은 과거 1,2차 연평해전이나 대청해전 등을 겪으면서 도저히 우리 해군과는 게임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천안함 때 잠수함으로 도발했고 연평도 포격도발을 했던 것”이라며 “북한이 지대함 순항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이런 능력을 더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기술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딱 떨어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던 위성 관련 기술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아쉬워하는 항공기 관련 기술이나 지상기동장비들에 대한 기술도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또 “북한의 포탄이 계속 러시아로 제공돼 러시아가 의존하는 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기술 이전 정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정확한 것은 북한이 다음 위성을 발사할 때 러시아 기술이 얼마나 제공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