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이강인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손흥민(토트넘)이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어깨동무한 사진을 올리고 "강인이를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이강인은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손흥민과 국가대표팀 동료들, 축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그간 이른바 '탁구게이트'의 중심에 서있었다.
손흥민은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한다"며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중지 더선이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 출전한 손흥민과 이강인. [연합] |
손흥민은 축구팬들을 향해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며 "대표팀 주장으로 꼭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 대표팀 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며 노력했다"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센터에서 이강인이 순발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
앞서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 앞서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서 일주일 만에 이뤄진 사과다.
이강인은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강인은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어라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했다.
이강인은 요르단과 준결승전 전날 식사 자리에서 일부 선수들과 별도로 탁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강인은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둘은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이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이 끝난 뒤 경기장을 나서는 손흥민과 이강인. [연합] |
이강인은 다른 선배, 동료들에게도 하나하나 연락해 사과했다며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했다.
그는 또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