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역사상 최고 대표팀을 꾸렸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여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거취 관련 논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는 경질 여론 관련 의견 청취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오늘 오전 협회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와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의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이번 주 예정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앞서 축구협회의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여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결과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정몽규 회장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자유토론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고, 사령탑 경질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석재 부회장은 “제가 봤을 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된다. 정비를 해서 새로운 면모로 가야한다”라며 경질론을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해 64년 만의 왕좌 탈환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대회 내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아쉬운 경기 내용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4강 탈락 이후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했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도 웃는 얼굴을 보였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일부에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남긴 유산을 클린스만 감독이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벤투 감독 역시 재임 시절 빌드업 축구와 이강인(PSG) 기용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고집불통’의 이미지로 사퇴 압박을 받다가 월드컵 16강 달성 이후 ‘뚝심 사령탑’으로 여론이 바뀐 뒤 아랍에미리트(UAE) 사령탑으로 옮겼다. 벤투 감독의 UAE는 이번 아시안컵 16강에서 탈락했다.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자 축구협회는 12일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먼저 회동한 뒤 이날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아시안컵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편, 이날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하는 축구 팬들의 시위도 벌어졌다.
이들은 축구회관 앞에서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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