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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 시야·최첨단 시설은 강점, 작은 무대·접근성은 최악
국내 최초 ‘인스파이어 아레나’ 가보니
아티스트가 원하는 다양한 무대연출 가능
인천 영종도에 위치 서울서 먼 거리 단점

인천 영종도에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단 다목적 실내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사진)가 최근 문을 열었다. 지난해 연말 샤이니 태민의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2023 멜론 뮤직 어워드, SBS 가요대전이 진행됐고, 27~28일엔 악동뮤지션의 공연이 있었다.

▶최초, 또 최초...공연계 ‘게임 체인저’=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장장 7년의 공사 기간, 총 2조원(리조트 포함)을 들여 태어났다. 총 면적은 1만5000㎡. 등장할 때부터 지속가능한 K-팝의 발전과 공연문화 혁신을 위한 ‘게임 체인저’를 선언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장점은 아티스트와 스태프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가로 136m, 세로 125m, 높이 40m의 무대는 ‘가변형’으로 공연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무대를 만들 수 있다. 바닥 역시 콘크리트로 마감해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견딜 수 있다.

무대 형태에 따라 수용 인원도 달라진다. 360도 공연을 할 때 최대 좌석이 1만5000석, T자형 무대를 만들면 1만2000석 정도 수용할 수 있다. 장현기 모히건 인스파이어 아레나 상무(제너럴 매니저, GM)는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공연이 가장 많은 것은 4000~5000석을 채울 수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라며 “딥 커튼을 활용해 좌석을 잘라낸 것처럼 공연장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강점’은 편안한 의자와 시야다. 기존 체육관 시설과 달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선 플라스틱이 아닌 쿠션형 의자를 설치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앙코르 축제’를 즐기거나, 어르신 관객이 많은 콘서트에 특히 안성맞춤이다.

어느 좌석에서도 방해 없이 아티스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케이스포돔의 경우 마지막 좌석에서 스테이지까지 거리가 약 85m.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약 75m로 10m 가량 짧다. 좌석 단차 역시 25~45㎝로, 다른 공연장과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라이브 이벤트를 위해 설계된 시설인 만큼 음향 설비도 최첨단이다. 1만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건축 음향을 설계한 것은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처음이다. 또 PA(public-address system) 사운드 브랜드인 메이어 사운드(MEYER Sound) 시스템 탑재 및 음향 굴절 반사각을 고려한 설계가 특징이다. 이 같은 첨단 설비는 대관료 인상으로 이어져 제작비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아티스트마다 선호하는 사운드와 스피커가 달라 공연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데도 설비가 대관료에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최고의 시설...작은 무대·먼 거리 약점=인스파이어는 케이스포돔과 함께 1만석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음악 공연의 최적지로 꼽힌다. 종합 리조트가 만든 아레나인 만큼 즐길거리가 많다. 티켓 발행 창구 앞에 키네틱 샹들리에가 설치된 초대형 원형 홀 ‘로툰다’는 공연 시작 전 5000~6000명이 대기할 수 있을 만큼 넓다. 또 150m에 달하는 LED 디스플레이에서 20k 화질로 보여주는 미디어아트는 인스파이어를 찾는 사람들의 ‘인증샷’ 성지가 될 정도로 환상적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작은 무대 규모, ‘극악의 거리’가 최약점으로 꼽힌다.

화려한 무대 연출이 주를 이루는 K-팝 공연의 특성상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콘서트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기엔 무대의 규모가 아쉽다. 비싼 대관료에 비해 적은 관객 수용 능력도 아쉽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360도 객석 기준 최대 1만 5000석이라고 하지만, 사실 최대 관객수는 7000~8000명 정도다. 1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케이스포돔 조차 물가 상승으로 인해 3회 공연은 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데, 인스파이어에선 적은 무대에서 더 많은 공연을 해야 제작사 측이 손해를 보지 않는다.

또 1만5000명까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중앙식 무대 구성은 K-팝 가수의 공연엔 적합하지 않다는 평도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무대를 중심으로 360도로 관객을 앉히는 구성에선 일부 관객의 경우 아티스트의 뒷모습만 보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환영할 팬은 없다”고 했다.

접근성 역시 큰 단점으로 꼽힌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서울 강남에서 1시간20분, 공항철도와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40분이나 걸린다. 더 문제는 공연을 마친 이후다. 약 7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차나 셔틀버스를 타고 영종도를 벗어나야 하는데, 교통 대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공항에서 가깝다 보니 해외 팬에겐 최적의 입지다. 인천=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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