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무전취식 전과 있는 노숙자

점주는 “술값 22만원 포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 칵테일바에서 강남에 사는 대치동 수학강사라고 신분을 속이고 위스키 등을 먹은 남성(붉은색 원)이 경찰 신고로 잡고 보니 여러 차례 무전취식 전과가 있는 노숙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치동 수학강사’ 라고 신분을 속이고 주점에서 위스키 등을 시킨 뒤 술 값을 내지 않고 달아난 중년 남성의 정체가 노숙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신고해 '무전취식' 범을 잡은 업주는 허탈해 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최근 겪은 사연이 소개됐다.

자영업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멀쩡한 옷차림을 한 남성이 가게 문을 열며 "혹시 한 명인데 괜찮냐"고 물으며 들어왔다. 손님은 "친구들과 와규를 먹고 아쉬워 바에 들렀다"며 자리에 앉은 뒤 "33세에 강남에 살며 대치동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라고 묻지도 않은 자신의 신분을 술술 풀어 놓았다.

A씨는 '가끔 수능 끝나면 학생들이 찾아와 기쁘다'는 강사가 할 법한 말과 옆 자리 단골 손님들과 대화도 나누는 모습에서 남성의 신분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손님은 위스키를 추천해 달라고 하는 가 하면 옆자리 손님에게 건배를 제의하고 직원에게도 술을 한 잔 사주는 등 술자리를 즐겼다. 자정 무렵 손님은 담배가 떨어졌는 지 편의점 위치를 묻더니 밖으로 나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직원이 건너편 편의점으로 가서 해당 손님이 왔는 지 물었지만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씨는 "먹고 마실만큼 실컷 놀고 그렇게 가시고, (이튿날) '취해서 결제를 못했습니다' 하고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전혀 그게 아니라 사기꾼이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를 한 A씨는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무전취식 전과가 있는 노숙자'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술값 22만원을 받을 생각을 포기했다"며 허탈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