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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전통 ‘띤.띵’ 공예, 한국 손길 거쳐 세계화 성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개발도상국·저개발국을 향한 우리나라의 국제협력이 파트너 국가의 숨겨진 재능과 아름다움을 발굴해 세계적인 것으로 키워주는 수준까지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 화문석을 닮은 미얀마 전통공예 ‘띤.띵(THIN.THINK)’이 한국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다듬어지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헤럴드경제 1월17일자 ‘국제협력의 새 지평을 연 고리, ‘띤.띵’은 어떤 것?’ 보도 참조

숨겨진 보석 같았던 미얀마 원천 공예기술의 발굴과 응용에 그치지 않고, 세계에 알리는 일 까지 한국 문화예술그룹이 돕고 있어 국제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양곤의 한 호텔 교육장에서 미얀마 현지 돗자리 생산자들이 한국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재봉기술 역량 강화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띤.띵 생산자 및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 교육에 참여하여 포토그래퍼(가운데)의 설명을 듣고 있다.
띤.띵의 휴대용 매트

지난해 11월 미얀마 양곤의 한 호텔 비즈니스 룸에서 재봉틀 10여 개가 설치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국에서 온 전문가 그룹이 돗자리로 유명한 미얀마 빤따노의 돗자리 생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연 기술 교육 자리였다.

▶유례없는 한국의 미얀마 현지 역량 강화 교육= 문화예술기획사 컴퍼니안은 띤.띵(THIN.THINK)의 미얀마 생산 관계자를 대상으로 상품개발과 홍보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4개 분야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상품개발 역량강화 기술교육’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재봉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주일간의 합숙을 통해 재봉기술 교육과 사진 촬영·영상 편집·SNS 홍보가 함께 이루어졌으며 한국의 각 분야 전문가가 기술과 지식을 전수함으로써, 한국이 미얀마 현지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유례없는 해외원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히 물자와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기술 이전을 통해 점진적인 자생을 돕고자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다.

한국에서 디자인을 완성한 띤.띵의 제품 제작 기술은 펜데믹 기간 동안 빤따노 현지의 띤 작업자들에게 영상을 통해 전수되었으며, 미얀마 현지에서 직접 전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 빤따노에 거주하는 미얀마 현지 돗자리 생산자가 재봉질 실습을 하고 있다.

▶돗자리 짜던 손으로 재봉질 쓱쓱= 미얀마 빤따노의 뚜청, 아웅보디, 에뽀예레, 톤바, 두앙 크위 등 5개 마을에서 모인 돗자리 생산자 및 관계자들은 한국의 전문가들로부터 3일에 걸쳐 재봉 기술을 터득했다.

1일차 에코백 만들기를 시작으로 2일차 면소재 매트 만들기, 3일차 띤 매트 만들기 과정이 이어졌다. 교육 목표는 직선 바느질을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는 것으로 참여자의 수준에 따라 기초부터 심화까지 심도 있게 진행되었다.

미얀마 빤따노에 거주하는 미얀마 현지 돗자리 생산자가 띤 매트의 재봉질 실습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주로 돗자리와 가방의 띤 직조를 담당하며 띤 직조 경력은 대부분 5년을 넘지만,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인 재봉 경력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미얀마 빤따노 내에서 수동 재봉틀이나 숯을 달군 인두를 쓰는 열악한 상황이어서 이번 교육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교육에 참가한 띤빠빠아웅(Thin Pa Pa Aung)은 “마을의 띤 사업에 참여하는 기술개발팀원으로서 띤 가방을 만들 수는 있지만 아직 시장에 판매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 전문가들로부터 잘 모르던 기술을 직접 보고 배우고 연습하면서 전보다 자신감과 작업 속도가 늘어났다.”며 “기술 교육을 통해서 가정생활과 마을환경이 좋아지는 선순환을 기대한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미얀마의 띤.띵 생산자 및 한국의 전문가들이 양곤의 한 공예숍에서 현장 견학 중, 숍 매니저로부터 판매되는 제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5작년 11월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상품개발 역량강화 기술 교육에 참여한 미얀마 현지인과 한국의 전문가들

▶사진·영상·SNS 분야 생애 최초 교육= 교육 4일~7일차에는 ‘홍보마케팅 역량강화 사진·영상·SNS 교육’이 진행되어 향후 비대면을 통한 전 세계로의 확장을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앱으로 쉽게 편집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했다. 더불어 홍보의 기초 지식과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해 운영할 수 있는 SNS 홍보 채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교육에 참여한 아퓨아웅 로컬 단체 대표 만 기디안(Mann Gedion)은 “조합원의 책임자로서 우리가 활동하는 모든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서 지원했다. 이번 교육에서 잘 배운 것을 마을 분들에게 다시 알려주려 한다.”고 전하며, “앞으로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마을은 물론 미얀마 전역, 그리고 해외까지 띤.띵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얀마 띤.띵 생산자 및 관계자들이 영상 편집 교육에 참여하여 유튜버(가운데 스크린 앞)의 설명을 듣고 있다.

▶미얀마 빤따노 생산자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축사업= 띤.띵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와 컴퍼니안, 더프라미스가 2020년부터 추진해 온 〈미얀마 빤따노 지역 돗자리 생산자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축 사업(이하 ‘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한 미얀마 빤따노 지역 돗자리협동조합의 공동브랜드다.

미얀마 띤.띵 생산자 및 관계자들이 공예숍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브랜드가 출시된 2022년에 띤.띵의 의미와 띤 프로젝트 소개 및 한국와 미얀마의 컬래버 제품 등을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선보인 바 있다.

더프라미스는 협동조합의 체계와 조직역량 강화를, 컴퍼니안은 상품개발·브랜딩·홍보마케팅·유통플랫폼 구축으로 빤따노 마을 띤 생산자 그룹의 자립을 돕고 있다.

컴퍼니안의 안태정 대표는, “띤 프로젝트가 미얀마 쿠테타로 인해 중단된 2021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한국과 컬래버를 통해 탄생한 띤.띵이 자체 생산 기술로 품질을 높이고 마케팅이나 홍보에 있어서도 자생력을 키우는 원년이기도 하다. 올해를 계기로 미얀마 현지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의 파트너로서 올해도 함께 뛸 생각”이라고 전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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