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이하 5월까지 상환시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했다가 전액 상환한 서민·소상공인 최대 290만명에 대한 신용사면이 이르면 3월 초부터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4·10 총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표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작년부터 검토된 사항”이라며 일축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협약식’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이달 11일 민·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다뤄진 금융권의 신용회복 지원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주현 위원장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이례적인 고금리·고물가의 지속 등 예외적인 경제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연체돼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 290만명이 넘는다”며 “비정상적 외부환경 때문에 연체에 빠진 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재기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약은 전 금융권의 20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자 중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한 경우, 연체이력 정보 상호 공유·활용을 제한해 연체이력을 사실상 삭제하는 내용이다. 자사 고객 연체이력 정보는 그대로 남아있긴 하지만 금융권은 금리·한도 등 대출조건에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신용정보회사(CB)도 연체이력을 신용평가에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여전·보험·금투·상호금융·대부업권 26개 금융사 및 12개 CB사, 신용정보원이 참여하며, 2021년 9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발생한 소액연체를 올해 5월 31일까지 전액 상환하는 경우 신용회복이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2000만원 이하 연체자 290만명 중 지난해 말까지 전액 상환한 250만명이며, 나머지 40만명도 5월까지 전액 상환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국은 개인신용평가 및 여신심사시 연체이력이 공유되지 않아 금융거래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산출한 결과, 약 250만명의 신용점수(NICE평가정보 기준)가 평균 662점에서 701점으로 39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원 이후 카드 발급 기준 최저신용점수와 은행권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를 넘는 인원이 각각 15만명, 25만명으로 파악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한도가 늘어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기준인 연체금액 2000만원은 2021년 8월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신용회복 지원 때와 동일하게 결정됐다. 2000만원은 CB사와 신정원에 등록된 연체금액을 기준으로 보는데, 원금만 입력하는 신정원과 달리 CB사는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을 등록하고 있어 원리금이 2000만원을 넘어간다면 지원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지원안이 총선 전에 급하게 마련된 표퓰리즘성 정책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 반박했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작년 후반기에 채무불이행자와 폐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보면서 해결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가 있었고, 신용회복 지원도 검토대상 중에 있었다”며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라, 검토대상에 쭉 있었다”고 해명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