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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 공연 ‘피켓팅’한 조성진…전세계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3위
바흐트랙 ‘2023 클래식 음악 통계’ 발표
톱10 중 유일한 한국인…아시안 중 가장 높아
베를린 필하모닉과 조성진 [빈체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매 공연 매진 사태를 불러오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슈퍼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한 해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3위에 올랐다. 이 순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음악가는 조성진이 유일하다.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은 11일 ‘2023년 클래식 음악 통계’를 발표, 지난해 공연된 3만1309개 무대를 분석해 ‘세계에서 가장 바빴던 콘서트 음악가’들을 분야별로 공개했다.

지난 한 해 조성진은 ‘열일’의 아이콘이었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일(1위), ‘조성진의 라이벌’로도 불리는 다닐 트리포노프(2위)에 이어 아시아인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인 3위에 올랐다.

톱 3에 오른 세 피아니스트의 면면이 화려하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국제 무대의 중심에 섰다. 조성진의 등장과 함께 국내 클래식 음악계는 본격적인 ‘팬덤’ 시대가 도래했다. 명실상부 한국 클래식 음악계 ‘최고의 스타’인 그는 지난 한 해만 해도 정명훈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시작으로 베를린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의 협연 무대로 한국 관객과 만났다.

올해도 그의 연주 일정은 쉼이 없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로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음악가로 발탁된 조성진은 2024~2025 시즌을 통해 베를린필과 1~2개의 협연 무대, 다수의 실내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한 일정은 총 세 번이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도쿄필하모닉(5월 7일, 예술의전당), 안드레스 넬손스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 23·25일 예술의전당, 26일 롯데콘서트홀), 사이먼 래틀이 호령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11월 20~21일, 롯데콘서트홀)과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 이를 비롯해 또 다른 협연 일정이 예고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였던 키를 게르스타일은 동시대 최고의 비르투오소(virtuoso, 명인 연주자) 반열에 오른 음악가다. 1년에 다섯 개의 리사이틀, 5~6번의 협연, 실내악, 변수로 생긴 연주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2022년엔 다니엘 바렌보임 대타로 빈 필하모닉과 협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흐트랙 캡처]

1991년생인 다닐 트리포노프는 2010년 쇼팽 콩쿠르 3위, 2011년 루빈스타인 콩쿠르 1위,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에 오르며 일명 ‘콩쿠르 사냥꾼’으로 세계 무대에 각인됐다. 음악학자인 피터 퀀트릴은 피아니스트 매거진에 기고한 인터뷰(2021년 10-11월호)를 통해 다닐 트리포노프는 “라흐마니노프, 후기 바흐, 슈톡하우젠 모두를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는 유일한 피아니스트”라고 극찬했다.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한국 방문을 잊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고, 올해도 4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세 사람과 함께 4~10위에 오른 피아니스트는 유자왕, 비킹구르 올라프손,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안드라스 시프, 이고르 레빗, 장 이브 티보데,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올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의 순위엔 조성진과 지난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협연을 이끌었고, 올해 빈필과 함께 내한하는 안드리스 넬손스가 올랐다. 2위는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4위에 오른 유자왕의 연인 클라우스 메켈레, 3위는 파보 예르비가 올랐다. 가장 바쁜 오케스트라 1위는 조성진이 상주음악가로 발탁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이와 함께 지난 한 해는 ‘살아있는 음악가’들의 시대였다. 바흐트랙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현대 음악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2013년 이후 전 세계 공연 중 현대 음악의 비중은 6%에서 13%로 늘었다.

특히 여성 작곡가들이 활약이 눈부신 해였다. 2013년 가장 많이 연주된 작곡가 100명 중 여성 작곡가는 11명뿐이었으나, 2023년엔 36명으로 늘었다. 가장 많이 연주된 생존 작곡가 톱20의 순위에선 여성 작곡가들이 7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소피아 구바이둘리나가 7위, 진은숙과 캐롤라인 쇼가 8위, 안나 클라인이 10위다.

진은숙은 2004년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2017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2019 바흐 음악상, 2021 레오니 소닝 음악상 등을 받았다. 최근엔 ‘베를린필 진은숙 에디션’(The Berliner Philharmoniker perform Unsuk Chin)이 발매되기도 했다.

바흐트랙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진은숙, 안나 클라인은 오늘 날 음악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작곡가들로, 이들의 작품은 다양한 세대와 문화, 음악 스타일을 담고 있다”며 “클래식 음악 산업이 저마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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