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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만원'에 혹한 경복궁 낙서범 '수천만원 금융치료' 받는다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하고 도주한 피의자 2명이 범행 사흘 만인 19일 경찰에 붙잡혀 서울 종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이 19일만에 복구 작업을 마치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국은 담장을 훼손한 이들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구하는 데 쓴 물품 비용이 2천만원 이상이며, 인건비를 포함하면 더 큰 비용이 든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은 4일 오전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에 설치했던 가림막을 걷고 낙서 제거 작업을 마친 담장을 공개했다. 지난달 16일 낙서로 훼손된 담장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한 지 19일 만이다.

그동안 전문가 수십명은 낙서 흔적을 지우는 데 주력해왔다. 최근 세척과 색 맞춤 등 후반 작업을 마쳤으며 전문가 자문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차적인 작업은 끝난 상태로, 응급 복구 위주로 작업했으며, 복구율은 80% 정도다. 추후 담장 표면 상태를 점검한 뒤 보존 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재발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경복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등 주요 문화유산의 CCTV를 증설하고 순찰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에는 낙서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도 설치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담장에 임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16일 경복궁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자 임시 가림막을 설치하고 보존 처리 전문가들과 낙서 제거 작업을 해왔다. [연합]

당국은 특히 낙서 제거 비용을 손해배상 청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감정 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산출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보호법은 지정문화재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어길 경우 원상 복구를 명령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복궁관리소 측은 유사사례, 구상권 청구 절차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훼손한 이가 미성년자일 때는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등도 법무법인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강추위로 작업이 중단된 기간을 제외하고 총 8일간 낙서 제거 작업이 이뤄졌다. 작업에 투입된 인원과 작업 기간을 계산한 연인원은 234명, 하루 평균 29.3명이 투입된 셈이다.

스팀 세척기, 레이저 세척기 등 전문 장비를 빌리는 데 946만원이 쓰였고 작업에 필요한 방진복, 장갑, 작업화 등 용품 비용으로 약 1천207만원이 든 것으로 집계됐다. 스프레이 낙서 흔적을 지우기 위한 물품 비용으로만 2153만원이 쓰인 셈이다.

경복궁 담장 낙서는 지난해 12월 16일 발견됐다. 스프레이 래커로 '영화 공짜'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경찰은 임모(18) 군과 여자친구 김모(17) 양이 낙서를 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체포했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3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낙서를 부추긴 교사범을 추적 중이다.

또 낙서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스프레이 래커로 역시 경복궁 담장에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 설모(29) 씨는 구속돼 최근 검찰로 송치됐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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