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공관위원 선임하며 출범할 듯
위원장 선임 두고 “친명” “시점 부적절” 비판
공천 공정성 담보하면서 쇄신, 결국 향후 숙제
매끄럽지 못한 공천, 비명계 이탈 확산 전망도
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하면서 공천 작업에 본격 나섰다. 예비후보 검증 단계부터 잡음이 일어 당 원로인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대표에게 공천 관련 염려와 당부를 전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보다 먼저 공관위를 띄운 것이다. 비명계(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 및 우려를 다독이고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공천 쇄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22대 총선을 99일 남겨둔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공관위원들을 선임한다. 민주당 당헌상 공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20명 내외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새해 첫주여서 당내 일정과 위원 구성 논의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공식적인 출범은 다음 주에 이뤄질 수 있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20년에는 5선의 원혜영 전 의원이 공관위원장에 선임된 후 공관위 구성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임 교수는 진보적인 원로 정치학자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 경선 때는 이재명 대표 정책 자문 그룹인 ‘세바정’(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비명계 일각에선 ‘친명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친명 인사라고 할 순 없더라도 공관위원장 임명 시점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당 분열 상황에서 오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데 친명이냐 아니냐고 하는 건 무리라고 본다”며 “오히려 공관위원장 임명 시점이 중요했는데 이번 선임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두 전직 총리를 만나고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기 전에 공관위원장을 임명했는데 이건 ‘내 갈 길 간다’고 보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당 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이나 이 전 대표를 붙들려는 노력 같은 게 공관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안 보여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보다 공관위원장을 먼저 선임하면서 공관위를 띄우긴 했지만 결국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을 담보하면서 쇄신까지 이룰 것인지가 향후 숙제로 남는다. 공천 사항 전반을 관리하는 공관위는 경선 방법, 단수 공천 여부 등도 결정할 수 있고 공천 작업을 주도한다. 앞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지역구 공천에선 현역 의원 33.3%가 물갈이됐고, 21대 총선의 경우 민주당 지역구 현역 의원 중 27.9%가 공천 단계에서 교체됐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공관위원장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계파 갈등과 무관하게 공천할 수 있도록 공천위원 선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공관위원 선임부터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 과정에선 당의 힘을 한쪽으로 모으기 위한 공천을 한다든지, 특정인물을 찍어내기 위한 공천 같은 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못박은 상황이어서 민주당 분열은 이미 가시화된 상황이다. 때문에 향후 공천 과정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이탈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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