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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티 반군 공격에 136조원 화물 우회…‘홍해발 물류대란’ 점차 현실로
컨테이너 요금 개당 1300만원 폭등
육상·항공요금도 올라
지난 11월 19일 후티 반군 일원이 일본 해운사 소속 선박 '갤럭시 리더'호에 승선해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홍해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민간 선박들이 이 해역 통과가 지연되거나 아예 다른 항로로 변경하는 일이 벌어지자 ‘홍해발 물류대란’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홍해를 피해 다른 항로를 택해도 운송 기간이 길어져 해상운임과 육상운임, 항공운임까지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몸살을 앓다가 간신히 회복한 글로벌 물류 업계가 이제는 후티 반군의 계속되는 홍해 선박 공격으로 다시 위험에 처했다. 전날 기준 다른 항로로 변경한 선박들은 158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박은 21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MDS 트랜스모달 추정에 따라 컨테이너 1개당 5만 달러로 계산하면 이 화물의 가치는 1050억 달러(한화 약 136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날 오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영국으로 가는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1만 달러(1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20피트 컨테이너가 19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는 2400달러였던 구간이다.

선박이 홍해를 피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갈 경우 항해 기간은 약 10~14일 정도 추가된다.

이스라엘 최남단의 에일랏 항구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강화된 이후 항구 물동량이 85% 감소했다고 이 항구의 최고 경영자가 밝혔다.

중동 지역의 트럭 운송 요금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란을 틈타 바가지요금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물류업체 OL USA의 앨런 베어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기간에는 운임 상승이 더디게 진행됐다”면서 “지금은 선박이 운항 경로를 수시로 바꾸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정 항로에서는 운임이 100~300%까지 상승했다. 이걸 단순히 수요공급 변화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물선은 ‘스트링’으로 불리는 글로벌 해상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데 배 한 척이 스트링을 따라 방문하는 항구가 다르기 때문에 전 세계 컨테이너가 한 선박에 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선박이 항로를 변경하면 항구에서 해당 선박의 화물을 기다리는 화주나, 이 배에 화물을 실으려고 기다리던 화주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유니크 로지스틱스의 크리스천 서 해상 화물 담당 부사장은 공급망의 한 지점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선박이 몰리면서 항구의 입출항 일정이 엉키고 시스템 전체가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 업체들은 경로를 이탈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대안도 모색하고 있다. 대륙 횡단철도나 파나마 운하와 같은 대체 무역로가 검토된다. 어떤 루트가 운송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지 분석해서 결정한다.

중동지역의 두바이와 아카바 같은 항구가 대안이 되기도 한다.

항공운송도 검토된다. 플레이토스의 유라 레빈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북유럽 항공 배송 요금은 11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 주에는 수요가 증가해 운임도 뛰었다면서 “㎏당 3.95달러이던 것이 4.45달러로 13% 상승했다”고 밝혔다. 세코 로지스틱스의 브라이언 버크 이사는 “홍해 물류대란이 계속되면 해상 운송에서 항공 운송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가전제품, 고가 소비재, 패션 의류와 같은 고가 상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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