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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치킨 업계에 부는 ‘로봇 열풍’…안성맞춤 vs 시기상조
교촌 이어 bhc도 도입…BBQ는 검토 중
일정한 맛·작업 효율 개선…인건비 절감
비용 4000만원 안팎…“부담 더 줄여야”
다산동 교촌치킨 점포에서 조리로봇이 튀긴 치킨조각들의 기름을 털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헤럴드경제(남양주)=김벼리 기자] 반죽한 치킨 조각을 튀김기에 넣은 뒤 1분이 지나자, 로봇이 치킨을 들어 다른 조리대로 옮긴다. 직원이 로봇 옆에 비치된 태블릿PC에서 ‘흔들기’ 버튼을 누르자 로봇이 치킨이 담긴 통을 흔든다. 정확한 시간과 절도 있는 움직임이 한결같은 치킨의 맛을 보장한다.

18일 오전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는 교촌치킨 점포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반죽-튀김-소스로 이어지는 공정 중 로봇이 맡은 역할은 튀김이다. 뜨거운 기름 위에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맡은 로봇은 사람 한 명의 몫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치킨 업계에 ‘로봇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번거롭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조리 로봇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면서다. 다만 기술이나 비용 문제 등 현실적인 한계는 뚜렷하다. 조리 로봇의 대중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bhc는 지난 10월부터 LG전자에서 제작된 튀김 로봇 ‘튀봇(TuiiBot)’을 도입했다. 현재 서울 시내 3개 가맹점에서 시범적으로 가동 중이다. 튀봇은 주방에서 사람 대신 튀김류 요리를 만든다. 반죽옷을 입힌 재료를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자동으로 트레이를 움직이며 음식을 튀긴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보다 앞선 1월 뉴로메카와 튀김로봇 납품 협약을 맺고, 수도권 4개 매장에 로봇을 도입했다. 10월에는 두산로보틱스와 튀김 로봇 협약을 맺었다.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진행했다. 앞으로 전국 1300여 가맹점에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청사진이다.

다산동 교촌치킨 점포에서 조리로봇이 튀긴 치킨조각들의 기름을 털고 있다. 김벼리 기자

치킨 업계가 로봇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과 효율성이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현재 로봇 기술로 튀김과 조각성형(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 제거)이 가능하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매장 운영과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고객에게도 균일한 맛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bhc 관계자도 “(로봇 도입을 통해) 조리 과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bhc치킨에 더 적합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킨 로봇이 완전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무엇보다 로봇 보입에 따른 투자비용이 커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A 로봇 제조사가 판매하는 조리용 로봇의 단가는 2000만원 안팎이다. 부수 자재와 설치 비용을 더하면 40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가맹점 창업 비용이 평균 1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금이 절반 수준으로 증가한다.

조리 과정의 완성도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BBQ가 대표적이다. 직영점 70여 곳과 일부 가맹점에서 서빙로봇을 운영 중인 BBQ는 조리로봇 도입에 아직 회의적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치킨 조리 과정이 까다로워 현재 로봇 기술로는 이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입 시기 역시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인 매장의 창업 비용이 4000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로봇의 단가가 비싼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 목적보다 생업인 가맹점주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의 완성도와 함께 비용이 지금보다 싸져야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주시 다산동 한 교촌치킨 점포에서 조리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김벼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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