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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추락한 KF-16C, 엔진 부품 결함으로 결론(종합)
동일 엔진 사용 기종 18일부터 순차적 비행 재개
러버실 탈락, 모든 운용 국가 통틀어 첫 사례
엔진 제작사, 민간정비창에 탈락원인 규명 요청
공군이 지난 9월 추락했던 KF-16C의 사고 원인은 엔진 부품 결함이라고 밝혔다. 자료사진 F-16 이륙.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지난 9월 추락했던 KF-16C 전투기의 추락 원인은 엔진 부품 결함에 의한 엔진실속으로 드러났다.

엔진실속은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 흐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엔진 추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군은 11일 “지난 9월 발생한 KF-16C 추락사고는 엔진 팬 모듈의 에어실(Airseal: 엔진에 유입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는 금속체) 안쪽 면에 부착돼 있던 러버실(Rubber Seal: 엔진 작동시 발생하는 진동을 감소시켜주는 일종의 고무 패킹)이 탈락되면서 엔진 내부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러버실 조각들이 엔진 블레이드 등 구성품 일부를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연소실로 흡입되는 공기 흐름에 이상이 생겨 엔진실속을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동종 엔진(F100-PW-299)에서 러버실이 탈락한 사례는 모든 운용 국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즉 엔진의 구성품 일부가 떨어져 나가 엔진 내부로 들어갔고 그로인해 엔진이 고장나면서 추락했다는 얘기다.

떨어져 들어간 러버실은 실리콘 재질의 고무 패킹이다.

항공기 엔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듈 형태의 부품을 각 정비 주기별로 교체하는 창정비를 거친다.

KF-16C의 F100-PW-299엔진은 6000 TAC(Total Accumulated Cycle:엔진이 회전하는 단위) 마다 창정비를 한다.

군 관계자는 “사고 항공기는 지난 2019년 새 부품으로 교체했고, 교체한 뒤 1385TAC이 지난 항공기”라며 “기종 노후와는 상관 없다”고 기종 노후화에 의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통상 6000TAC이 도달해 창정비를 하는데 10년 정도 걸리는 데 해당 항공기는 4년 정도 경과한 시점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엔진의 한계수명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사고 전투기는 1999년 8월에 공군에 납품돼 24년 4개월 동안 운용했다.

엔진은 한국형전투기사업 1차분으로 1995년 12월에 수입했고 27년 11개월째 운용하고 있다.

공군은 따라서 엔진에서 러버실이 왜 탈락했는지에 대해 엔진 제작사와 민간정비창에 원인 규명을 요청한 상태다.

9월 21일 KF-16C 사고 당시 상황 요도.[공군 제공]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도 확인됐다.

사고 전투기는 공중요격 훈련을 위해 지난 9월 21일 오전 8시 19분 서산기지를 이륙했다.

이륙 36초 후 약 314m(1030ft)의 고도에 이르렀을 때 강한 진동과 충격음을 동반한 엔진실속이 발생했다.

조종사는 조류충돌이라고 판단해 우선 기지로 회항하겠다고 통제소에 보고했다.

하지만 회항하던 중 2차 3차 엔진실속이 발생했고 조종사가 추력레버를 조작했지만 엔진이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같이 이륙했던 2번기 조종사는 사고기 엔진 뒤쪽에 비정상적인 연기와 화염을 보고 엔진 결함 상황이라고 알렸다.

이어 4차 엔진실속이 발생하자 사고기 조종사는 비상탈출을 생각했지만, 경로상에 민가도 있었고 어떻게든 항공기를 살려볼 의지로 비상창륙을 결심했다.

그러나 곧 5차 엔진실속이 발생했고, 고도가 너무 낮아진 항공기를 활주로 중앙 축성에 똑바로 착륙시킬 여유가 부족해지자 조종사는 통제사의 조언과 본인의 결심에 따라 비상탈출했다.

비상탈출 당시 고도는 불과 24m(80ft), 조종사 탈출 1초 뒤 전투기는 활주로 사이 풀밭에 추락했다. 이륙한지 1분 30초 만에 이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난 것이었다.

공군은 이번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동종 엔진을 운용하는 KF-16과 일부 F-15K의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전체 150여대의 전투기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공군 전체 전력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군은 “전투기 사고 이후 지금까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기종은 출격하지 못했지만 다른 엔진을 쓰는 전투기와 다른 기종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재개에 앞서 동종 엔진 전체를 대상으로 비디오스코프 검사 등 자체 정밀검사를 통해 러버실 부착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는 오는 18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비행재개 전에 모든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사고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비행은 엔진 이상 상황 발생 시 비상처치 절차 교육과 시뮬레이터 사전 탑승 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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