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국가 대상 조사…한국 10계단 상승
노르웨이 1위…중국 7위로 가파른 성장
서울스퀘어 벤츠 전기차 충전소에서 고객이 전기차를 충전 중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한국이 올해 세계 전기차 전환 준비 지수에서 8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무려 10계단 상승해 상위 20개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9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EV)로의 전환 준비 지수(EV Readiness Index) 평가 리포트를 발표했다. 총 40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이 리포트가 발간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평가 기준은 ▷EV 이용자를 다룬 ‘시장 성숙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살펴보는 ‘인프라 성숙도’ ▷EV 구매 및 유지에 드는 비용의 효용성을 살펴보는 ‘유지 비용’ ▷구매력을 갖췄는지 살펴보는 ‘소비자 구매 파워’ 총 4가지 영역에서 총 12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전기차 범위에는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를 포함했다.
평가에 따르면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이 높은 이용자 수와 인프라, 소비자 구매 파워에 힘입어 EV 준비지수에서 각각 1~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과 한국이 나란히 7·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4개 평가 지표 중 인프라 성숙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75점을 기록했다. 인프라 성숙도 항목 내에서는 4위를 기록, 종합 상위 국가들인 노르웨이, 스위스, 덴마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인프라 외 항목에서는 50점대를 기록했다. 시장 성숙도 55점, 유지 비용 50점, 소비자 구매 파워 58점 등이다.
유로모니터는 괄목할 만한 시장으로 7위인 중국을 꼽았다. 공공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EV 전환을 가속화 했다는 게 유로모니터의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충전소는 세계 65%인 180만 곳에 달했다.
올해 중국 전기차 신규 등록 예상 대수는 800만대로, 세계 전기차 시장의 61%를 차지할 전망이다.
2023 전기차 전환 준비 지수. [유로모니터 자료] |
조사를 진행한 프랑수아 라즈바다우스카스 유로모니터 모빌리티 인사이트 매니저는 “중국은 가장 빠르게 EV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국가”라며 “빠르게 증가하는 급속 충전소 인프라는 전기차 구매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노르웨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EV 준비 지수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시장 성숙도 100점, 인프라 성숙도 76점, 소비자 구매 파워 91점 등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노르웨이 신규 등록된 자동차 중 89%가 전기차(BEV+PHEV)였을 정도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르다.
인도, 남아프리카, 브라질 등 대부분의 신흥 경제 성장국 및 개발 도상국은 EV 준비 지수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해당 세 국가의 지난해 신규 전기 자동차 등록 대수는 평균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세계 전기차(BEV+PHEV) 신규 등록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1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보조금 및 충전 인프라 개선 등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다만 신규 전기차 등록 상승 폭은 줄어들 것으로 봤다. 2021년에는 총 650만대의 전기차(BEV+PHEV)가 신규 등록, 전년 대비 105% 성장했으나, 2022년에는 1100만대로, 69% 성장하는 데 그쳤다.
라즈바다우스카스 매니저는 “전기차 시장 성숙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경제 불황과 고물가, 금리 인상 역시 신규 차량 구매에 있어 방해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