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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방비로 늙어가는 韓...70세 고용 준비 마친 日의 비결은
리버스 코리아 0.7의 경고
2025년 초고령사회…속도 日보다 30% 빨라
고령자 고용확대 공감…노동계·재고용 ‘이견’
日 후생노동성 “단계적 실시로 노사공 합의”
70세 고용확보 ‘노력 의무’ 실시…27.9% 도입
요코비키셔터의 최고령 사원인 가나이 노부하루씨는 올해 81세다. CAD를 사용해 원자력발전소를 설계하던 가나이씨는 76세에 요코비키셔터에 입사했다. 그는 81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직능급으로 월급이 3만엔(26만원)을 인상됐다. [고용노동부 공동취재단]

일본의 법정정년은 우리와 동일한 60세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이미 지난 2006년부터 ‘65세까지 고용확보조치’ 방침에 따라 의무적으로 65세로 정년을 연장·폐지하거나 65세까지 재고용(계속고용)을 해야 한다. 지난 2021년부터는 이런 노력을 70세까지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추가됐다.

물론 일본은 지난 2006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우리 역시 불과 2년 후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진입 시점은 일본보다 늦지만, 속도는 우리가 일본보다 30% 빠르다. 실제 일본이 고령사회(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까지 걸린 시간은 10년인데 비해 우리는 7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초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한 우리 정부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7월 전문가들로 구성된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출범하고 관련 논의에 착수했다. 재고용과 정년 연장, 정년 폐지를 두고 논의 중이다.

다만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요구와 재고용을 주장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입장 차이가 크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앞서 2013년 법 개정 당시 300인 이상 기업의 60%는 55세 또는 58세를 정년으로 뒀지만 약 2년6개월 만에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일부 고령층의 조기 퇴직과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재고용이 불러일으킬 고용 불안에 이의를 제기한다. 특히 한국노총은 지난 8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과 연계해 2033년까지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대한 국민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은 63세이지만, 2033년에는 65세로 연장된다. 퇴직 후 소득 공백이 5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20년에 걸쳐 65세 고용을 정착시켰다. 그리고 지금은 70세 고용에 대한 의무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한 일본의 65세 고용확보조치는 ▷65세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65세까지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하거나 ▷정년을 폐지하는 등 세 가지 조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고용확보조치 도입은 오랜 기간 걸쳐 진행해왔다. 2000년 ‘노력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시작해, 2006년부턴 이를 의무화했다. 다만 법 시행 이후에도 고용확보조치 대상을 노사합의로 ‘선정’할 수 있게 했지만, 2013년부턴 선정 과정없이 고령자가 희망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고용토록 했다. 이를 어기면 기업명을 공표하는 벌칙 규정도 만들었다.

일본 후생노동성 슈쿠리 아키히로 고령자고용대책과장은 “법적 의무화부터가 아니라 노력 의무 등을 거쳐서 단계적으로 실시했기 때문에 이런 정부 조치에 대해 노·사·공이 합의를 볼 수 있었다”며 “특히 기업에게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가 과도하게 부담을 주어선 안되며 개별 기업 제도와 모순돼도 안된다는 배려도 정책 내용에 담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70세까지 고용을 확보하기 위해 상시근로자 21인 이상 기업에 노력 의무를 부여한 상태다.

오학수 일본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 특임연구위원은 “일본의 고령자 고용 정책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일본처럼 (고령자 고용확보조치) 선택지를 열어둬 각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단계적으로 고령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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