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정부는 우리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현장 대응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소방 로봇 보급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과거에는 없었던 위험이 나타나고 있고, 이에 고도화된 재난관리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소방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식 소화 수조를 확대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의 대응을 위해 소방 로봇 보급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의 안전뿐 아니라 소방대원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소방대원의 개인 보호장구의 확충은 물론 소방대원이 입은 고도 화상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할 수 있도록 국립 소방병원과 소방 심신 수련원 건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늘 제복 공무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강조했다”며 “이제는 지역의 소방지휘관 직급을 경찰관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 재난 현장에서의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희생하신 순직 소방공무원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해 1월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의 대형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故) 이형석 소방경, 故박수동 소방장, 故조우찬 소방교, 올해 3월 주택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자 화염 속으로 뛰어든 故성공일 소방교를 일일이 호명하며 추모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는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각종 재난 현장에서 가장 먼저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며 “여러분은 지난해,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 현장 130여만 곳에 출동했고, 11만 명이 넘는 국민을 구조했으며 300만 건의 응급환자 구급 조치로 210만 명의 생명을 지켜냈다”고 일선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튀르키예 지진 구호 현장과 캐나다 산불 현장에서 보여준 헌신과 국제 연대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이 소방관이 서로 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 그동안 훌륭한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며, 이러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참으로 밝고 든든하다고 생각한다”며 “용기 있는 소방관을 가진 나라가 바로 안전한 나라이고 소방관이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순직 소방관 자녀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순직 소방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입장했다. 또, 31년 간 재난 현장을 지키다 퇴임하는 이붕락 경북 칠곡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의 마지막 작전 무선을 청취한 후, 자리에 함께한 이 대응단장을 격려했다.

이날 정부포상 수여식에서는 엄준욱 인천소방본부 소방감, 안재영 대전 유성구 의용소방대장 등 4명에게 훈·포장 및 대통령 표창을 직접 수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