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쌀보리 게임이 병을 고친다?” 추억의 게임에 숨겨진 놀라운 효과
쌀보리 게임을 하는 모습[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옛날 어릴 때 하던 그 게임 맞아?”

추억의 ‘쌀보리 게임’에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활용, 쌀보리 게임을 디지털 치료제로 써서 주의력행동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최근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ADHD 어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고 그 효과를 보는 연구자 임상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ADHD 진단을 받은 6~12세 어린이 27명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 치료를 유지하면서, 4주 동안 매일 15분씩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에임메드’가 개발한 게임형식의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을 사용하도록 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이나 주사 대신 디지털 기술을 의료에 접목해 질병을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에임메드는 국내 첫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DTx)인 ‘솜즈’를 개발했다.

에임메드가 개발한 디지털 치료제 NUROW 화면[에임메드 제공]

에임메드가 개발한 디지털 치료제 ‘NUROW’는 예전 쌀보리 게임을 앱으로 구현한 것으로 ‘보리’일때는 잡지 않고, ‘쌀’일 때만 버튼을 눌러 잡는 방식이다.

첫 단계를 통과하면 다음 단계에서는 기존 쌀보리 게임을 진행하면서 뒤 배경에 빠르게 지나가는 물체가 총 몇 개인지를 맞춰야 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속도는 점점 빨라져 집중력을 높여야만 게임 미션을 성공할 수 있다.

직장인 A씨는 “쌀보리는 어릴 때 친구, 가족과 참 많이 한 추억의 게임”이라며 “생각해보면 쌀일 때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엄청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에임메드 관계자는 “게임 방식이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고 그래픽도 시제품이다 보니 요새 나오는 게임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자문을 통해 ADHD 아이들의 행동 장애를 완화시킬 수 있는 고도의 매커니즘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매주 ADHD척도와 웹 기반 실험과제 도구를 이용해 효과를 측정했다. 이 연구 효과를 종합주의력검사와 아동행동평가척도테스트 결과의 전후 비교를 통해 평가했다.

[123RF]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참가 어린이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10% 가량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 치료를 중단한 지 1개월 뒤까지도 그 효과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를 주도한 조철현 교수는 “약물 치료 중인 ADHD 어린이에게 보조요법으로 디지털 치료제를 썼을 때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개발과 근거 확보를 통해 ADHD 어린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연구’ 7월 20일자에 실리기도 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