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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윤도, 비윤도 시끌…與 인요한, 거침없는 행보[이런정치]
與 지도부·윤핵관 결단 압박 “1~2명만 결단 내리면 따라온다”
이준석에 “마음 아픈 분이 환자”…홍준표·김종인 만남도 추진
혁신위 임명 2주, 당 내선 ‘일단 합격’…“근본 문제 피해” 지적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연일 여권에 충격파 일으키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내년 총선 당의 승리를 위한 ‘결단’을 압박한 데 이어 비윤석열계 여권 인사들을 향한 공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당 내에서 그가 ‘이슈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정작 핵심 처방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핵관 압박한 印 “알아서 멋있는 행동해야”

인 위원장은 6일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 윤핵관을 겨냥한 자신의 권고와 관련해 “어제 저녁에도 (그 사람들에게) 전화를 했다, 결단을 내리라고”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그 중에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며 “제가 여기서 이름을 얘기 안 하고, 누구를 거명 안 하고 그런 이유는 그분들이 알아서 스스로 멋있는 행동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제2차 회의 직후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의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혁신위가 의결한 2호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정치적 권고’였지만 파장은 컸다. 당장 당 내에선 그 범위를 놓고 설왕설래가 일었고, 시선은 김기현 대표와 윤핵관으로 불려 온 장제원·권성동·이철규 의원 등에게 쏠렸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운영이 국민적인 공감을 못받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질 사람은 바로 너네’라고 지목한 것”라며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그들이 솔선수범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도 그 대상과 관련해 “다 우리가 알잖나. 지도부가 누구인지, 그리고 대통령이랑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라며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연합]
‘비윤’ 유승민·이준석·홍준표·김종인엔 구애

인 위원장은 비윤계를 향해선 공개적으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는데, 4일에는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이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 콘서트에 참석했다. 사전 조율되지 않은 방문에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는 불편한 기색이 감지됐다. 이 전 대표 역시 인 위원장을 ‘미스터 린톤(Mr. Linton)’이라 칭하며 영어로 “제가 환자로 보이는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에는 환자 없고, 부산에 환자 있다. 마음 아픈 분이 환자”라며 이 전 대표를 언급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다 잘한 건 아니다”라며 “우리 당에서도 용기가 부족한 것 같고, 또 이준석 대표도 용기를 가지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친윤계를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만남도 계획 중이다. 8일 대구를 찾는 그는 “홍준표 시장은 너무 재미있다”며 “대구에 수요일에 내려가는데 만나주실지 모르겠다.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며 “언제든지 오세요, 그러더라”고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印, 기선 제압 성공”…“근본적 문제는 못 본 체”

이를 놓고 당 내에서는 “인 위원장이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시끌시끌한데, 내용을 살펴보면 전부 당을 개혁하기 위한 것들”이라며 “당의 혁신 노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초선 의원은 “실현 여부를 떠나 혁신위가 윤핵관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직접 거론한 건 큰 성과”라며 “이제 공은 그들(윤핵관)에게 돌아갔다”고 평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누가 기세를 잡느냐의 문제였는데, 이 전 대표가 당황한 나머지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 위원장이 기세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인 위원장이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처방을 내놓지 않는 점을 놓고 비판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앞서 수직적 당정 관계와 관련한 혁신위 처방을 묻는 질문에 “난 온돌방 아랫목에서 큰 사람이다. 월권하지 않는다”라며 사실상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가장 중요한 건 용산(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인데, 스스로 그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못 본 체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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