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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카카오택시 횡포 부도덕, 은행들 갑질”…독과점 ‘직격’ [용산실록]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반드시 제재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페에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해 각계각층에서 모인 국민 60여 명으로부터 생생한 민생 고충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경청했다고 김기흥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번 회의는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국민은 늘 옳다. 책상과 사무실을 떠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현장 강조의 연장선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인 카페에서 개최됐다”며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윤 대통령부터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의 사회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맡았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한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콜 수수료 인하, 콜 몰아주기 방지 등을 건의하자 “독과점 이론에도 나오는 건데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또 계속 유입을 시켜서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게 처음부터 아예 지금 받을 돈을 딱 제시하고 시장에 뛰어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유인을 다 시켜놓고 그러고 나서 가격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부도덕한 행태”라며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이것은 아주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며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조치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또, 수산물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 시민이 신제품 생산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규제가 많다고 호소하자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의 은행 과점 상태, 이것도 일종의 독과점이다.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이건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앉아서 돈을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그게 문제이지 실제로 은행에서 보라”며 “은행에서 기획 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다 올라가지 일선에 영업한 사람들을 간부로 최고위직에 잘 안 올려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그만큼 은행이 정부 기관처럼 돼 있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자꾸 경쟁이 되게 만들어 이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라며 “소상공인들이 은행에 가서 문턱도 높다”고 했다. 이어 “소상인들의 대출이나 가계대출은 대기업에 비해서 오히려 부도율이 적다”며 “옛날에 론스타가 우리나라 들어와서 외환은행을 먹은 다음 대기업 기업대출을 다 줄이고 가계대출하고 카드 가지고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기업 대출에 비해서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이라는 건데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서 되겠느냐”며 “체질을 좀 바꿔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서 전세 거주 중인 7년차 직장인이 전세 주거비 부담을 낮춰줄 것을 건의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의 금리가 올라가는 건 아닌지,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서 은행이 중간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것이 정부의 재정 규모를 건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쓰면 물가가 올라간다”고 물가 안정을 위한 건전재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물가를 잡아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돈은 민간 분야에서 기업이 판단하고 투자를 통해 풀어야 국민소득과 연결된다”며 “현재 고물가의 원인이 대외 여건에 있기 때문에 경제 외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을 위해 50억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바로 체감이 안 되고 시차가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럼에도 “정부 재정이 아닌 시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역대 정부보다 많이 늘었다”며 “국정이라는 것은 선거 또는 정치보다는 일단 국민을 먼저 위해야 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이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함께해 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는데, 정부가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참석자들에게 무릎담요를 선물했다고 김 부대변인이 전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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