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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찾고 영남 중진 때린 인요한…與 혁신위 ‘반짝 효과’ 이어질까[이런정치]
印,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 5·18 국립묘지 참배
“광주 피해자 가족·후손 챙겨야”…호남 구애 행보
영남 중진 험지출마론 강조…TK 주호영-PK 김기현 거명
“김기현 리더십, 본인 결단” “윤핵관도 결단 내리게 될 것”
혁신위 출범 후 호남서 지지율 2배↑…서울도 9%p 상승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국립묘지 참배는 인 위원장의 첫 공식 외부 일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박상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여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시장 등에 대한 ‘대사면’ 안건 상정, 당 내 기득권을 향한 ‘영남권 중진 험지출마론’에 이어 30일 호남 민심 구애 행보 나섰다. 당 내에선 인요한 혁신위의 파급력을 반신반의하며 주시하는 가운데, 호남과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당 지지도 상승 기류가 포착됐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앞으로 자식들한테 광주의 의미를 잘 가르쳐서, 앞으로 광주 피해자의 가족과 돌아가신 분의 후손, 이런 분들을 적극적으로 챙겨서 중앙에서 이 분들을 다 포용하고, 어디든 가서 자랑스럽게 자기 조상이나 자기의 어머니·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당시 시민군 통역관을 맡았던 인 위원장은 희생자 묘역 앞에서 잠시 말문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데, 우린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매일 반공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던 시민군 대표의 말씀이 오늘날까지 귀에서 쨍쨍 울린다”고 회상했다.

이날 국립묘지 참배는 인 위원장의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보수정당의 ‘풀지 못한 숙제’였던 서진정책에 힘을 싣는 모습으로 해석됐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일찍이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이란 저서에서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혁신위원장 임명 직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혁신위 구성 단계에서도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갑 국회의원을 지낸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정선화 전북 전주병 당협위원장을 포함시켜 호남 몫을 챙겼다.

그는 지역 뿐 아니라 당 내에서도 ‘통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들을 제외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대상자들에 대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내세웠다. 여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발언이 징계 계기가 된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이 포함됐다.

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영남권 향해서는 ‘중진 험지 출마론’이라는 매를 꺼내 든 상태다. 최근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영남의 스타들이 서울에 올라와야 한다”고 말하면서다. 험지 출마 대상이 될 ‘영남권 스타’로 김기현 대표(4선·울산 남을)와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을 직접 거명했고, “안 할 수 없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제 업무”라고도 말했다. 혁신위 차원이 아닌 ‘개인 의견’으로 선을 긋긴 했지만, 부산 해운대 출신 3선의 하태경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물밑에서만 들끓던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인 위원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여권에서 가장 먼저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했던 윤상현 의원은 통화에서 “본인들이 ‘수도권 바람을 일으키는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결단을 내린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험지가 아닌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그 분들이 영남에서 오랫동안 형성된 이미지를 갖고 수도권에서 단기간 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 당 관계자는 “선거 전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라며 “지도부가 하지 못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이) 어떤 정치인보다 능수능란하게 여론을 움직이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에 본인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될지는 고독한 김기현 대표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결국은 당대표가 사퇴하든, 떠밀려 수도권에 출마하든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 역시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요한 혁신위 출범 이후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꿈틀댔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실시한 10월4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p) 오른 14%를 기록했다. 혁신위 출범 직후 2배 이상 지지율이 오른 셈이다. 국민의힘은 서울에서도 같은 기간 9%p 상승한 35%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PK)은 1%p 오른 43%, 대구·경북(TK)은 직전과 동일한 59%로 나타났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soho0902@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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