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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PICK 쌤과 함께’, ‘광화문 월대’는 왕의 ‘레드카펫’? 광화문의 역사속으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우리나라 600여 년 역사가 응축된 공간인 광화문. 시대가 변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변화했던 광화문이 지난 10월 15일, 월대 복원 공사를 마치고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월대 복원은 역사 복원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복원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해오던 광화문은 어떠한 변화를 거쳐왔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10월 22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는 신희권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를 초대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광화문 속 숨은 이야기와 이번 공사를 통해 되찾게 된 월대의 가치에 대해 알아본다.

신희권 교수는 통행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복원 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월대’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달을 바라보는 대’라는 원래 뜻의 월대(月臺)는 한국의 경복궁이나 중국의 자금성 같은 궁궐의 중앙 건물의 단을 높여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궁궐의 정문 앞에 월대가 있는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 또한 광화문 월대는 왕이 행차할 때 드나드는 레드카펫과 같은 역할을 했는데, 더 중요하게는 백성들이 모여 국가의 행사를 구경하는 등 임금과 백성들의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신희권 교수는 광화문 아래 묻혀있던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설명하며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갔다. 일제는 조선 왕조의 맥을 끊기 위해 경복궁을 완전히 가리는 위치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었으며 전체 궁궐의 90%가량을 파괴하거나 훼손시켰다. 이때 조선의 심장부였던 광화문 앞에 있는 월대를 파괴하고 그 위로 조선총독부 건설 자재를 운반하는 용도의 철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패널들은 분노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일제는 왜 광화문을 없애지 않은 걸까? 여기에는 한 일본인의 강경한 반대가 있었다. 당시 조선의 문화예술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던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1929년 조선박람회장 건설 당시 광화문 철거에 앞장서서 반대하며 일본 내에도 광화문 철거에 반대하는 여론을 일으켰다. 결국 완전 철거는 막을 수 있었지만, 박람회장 정문으로 사용하기 위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동쪽으로 옮겨지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

파란만장했던 일제강점기 광화문 수난사가 지나고, 신 교수는 해방 후에 다시 변화를 맞게 된 광화문의 변천사에 대해 설명하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1965년 한일협정 체결로 반일 시위가 격화되자 박정희 정부는 세종로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는 등 반일 의식 고취 정책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전란 때 파괴된 광화문도 복원됐다. 당시 문화재청은 원형대로 목재 복원을 주장했지만 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게 만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누각 전체가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당시 존재했던 조선총독부 건물과 평행을 맞추기 위해 원래 광화문이 위치했던 각도에서 3.8도 정도 비틀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했고, 2010년에는 한글 현판이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이렇듯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광화문은 변화를 겪었다.

그렇다면, 광화문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지금도 많은 이들은 답답한 일이 생기면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는다. 축구 경기를 할 때면 온 국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가를 열창하기도 한다. 신 교수는 광화문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에도 ‘민의가 수렴되고 여론이 형성되는 곳이었다’고 전했다. 백성들이 광화문 누각에 달린 종을 쳐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고, 1876년 최익현이 광화문 앞에서 강화도 조약에 반대하는 도끼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신 교수는 광화문이 권력의 공간에서 문화·역사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월대 복원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궁궐을 지키는 군사시설의 역할을 했던 핵심 요소인 동-서 십자각 또한 이번 복원공사의 포인트라고 말한다.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신희권 교수와 함께하는 광화문의 변화무쌍한 일대기부터 복원공사를 통해 돌아온 월대의 가치까지,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시대를 담다, 역사를 말하다 광화문 연가’ 편은 10월 22일(일) 오후 7시 10분 KBS 1TV로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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