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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없음 배 못 만든다?” 부족한 일손 해결사 ‘스마트 조선소’ [비즈360]
주요 조선소 로봇 도입 등 확대
HD현대 올해에만 49대 로봇 설치
삼성重·한화오션도 신기술 도입
사람 1인당 작업량 16년 새 최대
현대삼호중공업 직원이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협동로봇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노동집약적 산업의 상징이라고 불린 조선소에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 현장에 로봇을 대거 도입하고, 공정 간 작업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확보한 일감 대비 인력 규모 부족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대안으로 풀이된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현재 선박 건조 현장에서 총 78대의 로봇(협동로봇, 용접로봇 등)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새로 도입한 로봇만 49대이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박 건조 현장에 로봇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각각 4대, 42대의 로봇을 설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대를 추가 도입, 32대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최근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업인 지멘스와 손을 잡았다. HD현대는 지멘스와의 협업을 통해 2025년 말까지 현대미포조선 내 내업공정(선박 구조물인 블록을 만드는 공정)에 자동화 장비를 추가 도입한다. 또 설계와 연동된 가상물리시스템(CPS) 구축을 완료해 내업공정의 디지털 자동화를 이룰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멤브레인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현재 20여대의 협동로봇을 도입했다. 용접로봇 등을 고려할 때 로봇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올해 초부터는 선박 건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는 데이터 기반의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 선박 내부 강관을 용접하는 협동로봇을 도입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로봇 도입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조선사인 케이조선은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을 이용해 선체에 문자를 새기는 용접 자동화 장비를 개발했다.

㈜한화의 국내외 VIP 대리점 관계자들이 거제도 한화오션 본사를 방문, 협동로봇을 통한 용접자동화 공정을 참관하고 있다. [한화 제공]

스마트 조선소 구축은 인력 규모 감소에 따른 생산성 약화를 막기 위한 해결책이다. 최근 2년간 역대급 수주로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수주 불황기 시절 조선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른 산업군 대비 낮은 연봉을 이유로 구직자들이 조선소 취직을 꺼리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2010년대 초 20만명에 달하던 조선업 종사자는 현재 절반으로 줄어든 약 10만명에 불과하다.

전체 인력 규모 감소로 남아있는 조선업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발간한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 근로자의 1인당 작업량 추정치는 올해 기준 약 12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2021년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3484만CGT)이 조선업 최전성기인 2007~2008년 수주량(5100만CGT)보다 적음에도, 최근 16년(2008~2023년)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 추세를 고려할 때 조선업 종사자 규모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박 건조 특성상 협소한 공간에서 일하는 작업이 많은 만큼 조선사들은 기존 로봇보다 소형화된 로봇을 개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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