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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들어 주가가 800% 급등한 일명 ‘천국의 계단주(株)’ 영풍제지와 이 회사 최대주주인 대양금속이 의문의 하한가를 맞은 끝에 거래가 정지됐다. 특이할 사항이 없이 주가가 급락한 이유를 두고 시세조종 등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 당국과 검찰은 영풍제지에 대한 조사·수사에 전격 착수했다.
1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전날 영풍제지, 대양금속의 주가 급락과 관련해 신속한 거래질서 정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거래소는 이날부터 필요시까지 두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불공정거래 풍문에 대한 조회 공시도 요구했다.
앞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은 전날 오전 각각 29.96%, 29.91% 주가가 폭락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 전까지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5291원에서 17일 종가 기준 4만8400원으로 815% 상승한 바 있다.
골판지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라이너원지를 제조하는 영풍제지는 최근 2차전지 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특히, 2차전지 주원료인 리튬 가격의 하락 등에 2차전지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영풍제지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스테인리스 제조기업인 대양금속은 지난해 11월 영풍제지를 인수한 모기업이다.
거래소와 금융 당국은 영풍제지의 급등세를 지난 7월부터 예의 주시했고,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 8월 영풍제지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를 이유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지난 7월 26에는 특정계좌 매수관여 과대를 이유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와 관련해 전날 영풍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온라인 상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의 투자자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공매도가 되지 않고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라는 점 등을 들어 ‘제2의 라덕연 사태’가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한 종목토론방에서는 “작년부터 작전주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삼스레 놀랄 일도 아니다”, “이게 나라냐. 영업 이익과 반대로 움직이는 차트는 누가 봐도 세력 장난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명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서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도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하한가 그 자체보다 하한가 거래량이 대박이다”라고 글을 썼고, 또 다른 투자자는 “이미 말도 안되게 오른 주식이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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