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108.1%, 최근 증가세 주요국 1위
외상 주식투자로 반대매매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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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16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에는 ‘빚투(빚내서 투자)’와 관련된 한 사연글이 올라왔다.
이 사람은 ‘신혼인데 빚투 1.8억 어떡하냐’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냥 평범한 직장인인데, 청약이 됐는데 도저히 답이 없어서 무리하게 끌어다가 코인했는데 그냥 쫄딱 망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인생 끝자락이고, 도저히 잠도 안오고 와이프 몰래 혼자 술 먹다가 넋두리 남긴다”며 “님들은 이런 짓 절대 하지 말길”이라고 썼다.
이 게시글에는 ‘청약 당첨인데도 코인 무리하셨네. 이미 엎질러진 거 돌이킬 순 없죠. 다시 열심히 살아야죠. 힘내요’, ‘코인 뭐했길래 1.8억을 한큐에 날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사연을 올린 사람은 주택 청약이 당첨됐지만 납임금을 일시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뒤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2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빚투는 수익 실현시에는 톡톡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개인의 재무 상태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의 비율은 281.7%였다. 238.9%였던 2017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2.8%포인트가량 부채가 늘었다. 이는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전체 11위였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매년 순위가 올라가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주요국 가운데서는 일본(30.9%포인트)과 독일(18.3%포인트)의 민간부채 비율 증가폭이 높았다. 2017년 민간부채 비율이 225.3%로 한국과 비슷했던 영국은 5년간 30.4%포인트 줄면서 194.9%까지 떨어졌다.
한국 민간부채의 상승을 주도한 것은 가계부채였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0%에서 지난해 108.1%로 올랐다. 전체 순위도 7위에서 2위까지 상승했다. 5년간 증가 폭은 16.2%포인트로,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았다. 두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편, 초단기 외상으로 주식을 샀다가 돈을 갚지 못해 발생한 미수거래 반대매매도 이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부터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 12일까지 10월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은 5669억원,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1월 대비 3.3배, 4.2배로 뛴 금액이며, 특히 미수금 잔액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급증한 위탁매매 미수금 잔고와 미수거래 반대매매 금액이 테마주 열풍과 이차전지 쏠림이 지속되며 계속 불어나는 모양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는 강제 청산으로 지수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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