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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짝지근해·30일...극장가 로코 반란
대작들 속 입소문 타고 깜짝 흥행
“가벼운 영화 선호...현실불안 반영”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대작들도 거뜬히 앞선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부담 없이 웃음을 찾으려는 관객들의 심리가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로맨틱 코미디 ‘30일’은 지난 3일 개봉 이후 1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전날 기준 약 9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0일’(사진)의 손익분기점인 160만명과 비교하면 약 절반에 그치지만 다른 대작들의 신통치 않은 성적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30일’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추석 연휴 대작들은 대부분 미지근한 반응이다. ‘1947 보스톤은 ’30일‘보다 적은 88만명을 모았다.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면서 손익분기점이 45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본전을 건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거미집‘ 역시 3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200만명인 손익분기점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대작들을 비집고 중소형 규모의 영화 ‘30일’이 흥행한 이유는 지난 여름 극장가에서 깜짝 흥행에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달짝지근해: 7510’의 양상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당시 ‘달짝지근해’는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최소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하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개봉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을 139만명이나 모았다. 손익분기점인 165만명을 넘진 못했지만 여름 극장가를 겨냥해 대작들이 쏟아진 시점에서 이같은 성과는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200억원이 넘게 투입된 대작 ‘비공식작전’과 ‘더 문’ 등이 참패하던 상황에서 ‘달짝지근해’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속되는 극장가의 침체 속에서 로맨틱 코미디물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배경에는 팍팍한 현실을 잊고 싶은 관객들의 심리가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실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으로 스펙타클함을 연출하는 영화보다는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더 찾게된다는 설명이다.

심영섭 대중문화 평론가는 “관객들은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영화보다 개인적인 감성과 정서를 다루는 영화를 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영화를 보면서 너무 많은 심리적 자산을 투자하길 꺼려하고, 개인의 불안감을 치유해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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