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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수험생이 같은 과목으로 수능 시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내신 5등급 전환·문이과 경계없애
학부모·학생들 사교육 더 강화 우려
“같은 과목 시험 수월 할것” 긍정도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에 응시하게 된다. 교육부가 10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교육현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이상섭 기자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부터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 없이 동일한 내용과 기준으로 응시하도록 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10일 발표했다. 문·이과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 같은 개편안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통합과학·사회 과목과 논·서술형 등에서 사교육 의존도가 커질 것을 우려했다.

11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개별로 부족한 과목의 학원을 더 찾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오모(46) 씨는 이번 대입 개편안을 두고 사회영역을 가르치는 학원을 알아볼 의향이 생겼다고 했다. 과학 등 이과 과목에 강점을 보이던 자녀에게 사회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과목이라는 것이다.

오씨는 “이젠 이과라고 해도 과학 외 사회도 준비해야한다는 것 아닌가. 난이도가 어떻게 되더라도 기존보다 챙겨야 하는 과목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40대 유모 씨의 경우 수능에서 사회 과학 영역의 세부 과목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사나 물리, 화학 등 세부 선택과목을 별도로 준비 해왔다면 이제는 다들 동등하게 통합형 과목들을 준비하는 것이니 그만큼 힘이 덜 들겠다고 봤다”며 “대신 가장 중요한 국영수에 더 집중하기 위해 그만큼 사교육에 더 투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교육과정상 문·이과가 통합되었다곤 하나 여전히 수능시험에서 문·이과 구분이 존재했다”며 “이번 개편을 통해서 진정한 문·이과 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교육부의 취지에도 학생들은 입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봤다. 중학교 2학년인 김모 양은 “잘하는 과목 선택해서 보는게 아니라 못하는 과목도 다 공부해야 해서 학원 부담 있을 것 같다”며 “논술학원, 수학학원 등 안 다니는 친구들보다는 차이가 날 것 같아서 지금 당장은 계획은 없지만 부모님과 상의해서 학원을 다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8학년도 수능에서 모든 학생이 같은 과목을 보는 것에 대해 김양은 “과학 같은 경우 지구과학·생명·화학 쪽은 괜찮은데 물리가 너무 예습이 안됐다”며 “원래 과학 학원도 안 다녔는데 물리 분야가 약할까봐 걱정된다 ”고 말했다.

개편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이승민 동북고 교사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목은 지금도 있다. 현재 학생은 통합과목도 배우고 수능 성적과목도 공부해서 수능 치르는 형태인데 지금은 1학년때 배우는 과목만 시험 보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은 수월하다”고 개편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아직 대입 개편안이 확정된 건 아닌만큼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란 학부모도 있었다. 예체능 계열을 준비하는 중2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김모 씨는 “정부 정책이 발표돼도 조금씩 수정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주변 학부모들도 대입 개편안이 계속 수정돼서 예의 주시 중이다. 당장은 실기 준비를 하면서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육부 발표에 따라 국가교육위원회는 2028 대입개편 시안 논의를 시작한다. 국교위는 앞으로 시안의 세부 내용을 점검할 예정이다. 여기에 학생·학부모·전문가 등 500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위원회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교육부에 개편 방향을 권고할 예정이다.

개편 방향을 전달받은 교육부는 대국민 공청회 등을 거친 뒤 올해 안에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영철·김빛나·안효정·정목희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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