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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괌 문화예술에 깃든 자존감,포용력 & 잘~놀기 [함영훈의 멋·맛·쉼]
괌 클릭, 미국의 시작, 남태평양 수도⑤
카레라쇼 차모로 강인감 기반 다민족 조화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명을 일궈온 세월이 5500년이나 되는 괌 차모로민족은 인간이 자기 섬에서 빚어졌다는 신화를 갖고 있다. 어원인 ‘차모리’라는 단어는 ‘고귀한 계급’을 의미한다. 그들의 자존감을 엿보는 대목이다.

카레라쇼 중 퍼스트 차모리의 상륙. 여신 배우는 한국인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까지 잘 전승되고 있는 괌 차모로 전통문화

기원전부터 해상 안전과 풍요을 기원하는 기복신앙의 영물들을 조각하고, 공동작업장을 만들었으며, 도자기를 구운 흔적도 발견되는 등 지혜로운 생활문화를 일궈온 것으로 고증되고 있다.

놀이 문화도 발달해 강인한 남성미를 과시하는 전사들의 춤, 남녀가 어울리는 ‘구풋카톤타시’ 해변 퍼포먼스, 우리의 사방치기와 비슷한 큰조개 껍질 던져 맞추기 게임 ‘춘카’, 전통 배 위에 균형잡기를 하는 로그롤링 등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자기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 차모로 남성의 강인함, 여성의 섬세함과 지혜, 이민족에 대한 포용심과 상생의지 등은 괌의 여러 쇼에서 잘 드러난다.

타오타오씨 디너쇼. 여성들의 화려한 춤
카레라쇼, 차모로 남성들의 강인한 모습

이방인의 문화를 포용하지만 외세에 의한 전통문화 말살은 거부한다. 마젤란축제를 스페인이 물러간 뒤 전통문화축제로 복원하고, 이방인식 마을 표기를 차로모 발음 대로 환원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카레라 쇼(Karera Show)= 카레라쇼는 최근 하얏트리젠시 괌 옆에 새롭게 단장한 샌드캐슬 씨어터에서, 한국 표현을 빌자면, ‘온고지신-대동(大同)’을 주제로 선보이는 멀티미디어 아트공연이다.

사이판, 사모아, 동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100여 명의 캐스트와 기획진이 함께 하는 유쾌한 공연이며 환상적인 미디어아트와 함께 이국적인 파이어 댄스, 숨 막히는 공중 곡예, 라이브 뮤직 까지 섞은 쇼이다.

막이 열리면, 여명 사이로 여신과 호위무사를 태운 배 한척이 괌으로 상륙한다. 여신은 괌 아일랜드의 정착을 기뻐하는 뜻에서 공중곡예를 펼치며 즐거워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배역은 한국 출신 연기자가 맡고 있었다. 괌내 최다 여행객인 한국의 위상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카레라쇼중 배우와 한국인 관객의 즉석 퍼포먼스

아름다운 차모로 여인들의 우아한 춤 무대가 펼쳐지고, 곧이어 차모로 전사들이 지팡이를 치면서 강인함을 시위한다.

다음 무대에선 서양인, 동북아시아인 등이 어우러져 한바탕 춤을 추더니, 여행객 참여형 즉흥 연기도 배우와 함께 펼친다.

멀티미디어 기술을 적용하면서, 대형 고래가 유유히 무대를 가로질러 헤엄쳐가거나, 배우가 거꾸로 걷는 듯한 장면도 연출한다.

한바탕 전통 드럼과 현대 드럼의 앙상블이 펼쳐진 후, 남녀 모두 전사가 되어 차모로 공동체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인다. 불쇼가 이때 펼쳐진다.

여러 민족 출신들이 차모로족을 중심으로 한마탕 대동놀이를 펼치는 카라레쇼의 피날레

고난극복을 상징하는, 비 갤 무렵, 우산을 옆으로 내린 요정들의 귀여운 댄스가 끝나자, 남녀노소 다문화 배우들이 한바탕 큰 잔치를 벌이며 카레라 쇼는 막을 내린다. 차로모의 강인함, 포용력, 뛰어난 문화예술적 감각 모두 보여준 괌 예술의 집약체였다.

▶태평양 군도 가무 싹 다 모은 타오타오씨= 투몬 비치와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 사이에 있는 건 비치의 타오타오씨(TaoTao Tasi) 공연은 무대 사이로 실경 붉은 노을을 한참 동안 감상하고 나서 어둠이 깔리면 시작된다. 식사를 하면서 즐기는 디너쇼이다.

괌의 건비치 타오타오씨 공연장은 쇼 직전 황홀한 석양이 여행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 쇼는 괌이 마리아나제도-미크로네시아 군도들의 수도 답게, 이들 개별 문화를 모두 포용해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지어 하와이 문화예술의 일면도 보여준다.

레스토랑으로 치면 테이블 사잇길로 춤꾼이 오가거나 테이블 사이 칸막이 위에서 춤을 추기도 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공연을 가까이에서 아주 생생하게 감상한다.

순백의 옷차림을 한 여신이 아들에게 모종의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타오타오씨 공연에서도 ‘뼈대있는’ 태평양 군도의 문화를 시위하는 듯 하다.

타오타오씨 남녀 무용수의 합동공연
타오타오씨 여행자의 무대, 엉덩이 흔들기 댄스 경연.

여러 섬의 전사들이 굵고 단단하게 생긴 다목적 지팡이를 든채 일사불란한 군무를 추다가, 무대가 바뀌면 흰옷을 입은 여신들이 요정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이어 훌라춤 복색의 붉고 화려한 댄스복을 입은 여인들이 현란한 춤사위를 이어간다. 댄스의 비트는 매우 빠르고, 여성 댄서들의 엉덩이 흔들기 댄스는 발전기를 단 듯, 관객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나중에 이 엉덩이 흔들기 댄스는 관객들 끼리의 경연을 붙이는 핵심 소재가 된다.

타오타오씨쇼는 ‘우리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다들 잘 논다’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피쉬아이파크 전통체험장

▶박물관, 스포츠= 7년전에 개관한 하갓냐 의 괌 박물관은 괌 차모로민족문화, 미크로네시아 문화, 미국, 스페인, 멕시코 문화를 다채롭게 보여준다.

주지하다시피, 멕시코는 스페인 태평양-아메리카 지역 피지배공동체인 ‘뉴 스페인’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괌 등 한때 스페인령이었던 곳들과의 교류가 많았다.

박물관을 둘러보다 보면, 신앙(가톨릭)과 음식 전통은 스페인, 춤과 항해술, 민속놀이 등은 멕시코(중남미 히스패닉)의 영향을 일부 받았고, 현대에 이르러, 미국과 동북아시아(한,일,중)의 문화가 부분적으로 섞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선사~고대~중세 시기엔 미크로네시아, 필리핀계와의 교류는 빈번했다.

괌 남부의 거점인 우마탁 야외 도서관은 90년전에 지어졌다. 수도인 하갓냐 공공도서관과 5개 분점 라이브러리도 있다.

매일 아침 투몬만에선 다인승 카약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늘 목격하게 된다.

괌 사람들의 인기 스포츠 순위는 미식축구, 농구, 낚시, 야구, 단축마라톤, 축구, 등산, 카누, 주짓수, 럭비 순 쯤 된다. 한국 탐방단이 갔을때 청소년들이 단축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었다.

괌 농구팀은 아시아태평양 팀들 중 중위권 이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는 약해서 FIFA 회원국을 상대로 2009년에야 첫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인구가 우리의 ‘머드맥스’ 갯벌 어르신 경운기 부대로 유명한 서산시 정도이니, 수백만~수천만 인구를 가진 나라와의 승부 보다는, 괌 주민 스스로 즐기는데 주안점을 둔 생활스포츠 성격이 강하다. 〈계속〉

■‘하파데이(HAFA ADAI)’ 괌 자연·휴양·레저·인문·역사·미식 기행, ‘괌 클릭, 미국의 시작, 남태평양 수도’ 시리즈, 글 싣는 순서 ▶2023년 9월18일자 ①4시간 만에 만나는 미국, 괌에서 차모로와 춤을.. ▶9월21일자 ②사진맛집 괌 솔레다드 요새와 우마탁의 인간창조 신화 ③지구는 둥글다고 일러주는 세티, 괌 5000년 유적 ▶9월28일자 ④괌-티니안 한국 후손들, “올 추석도 행복하길..” ▶10월5일자 ⑤괌 문화예술에 깃든 자존감,포용력 & 잘~놀기 ⑥검은 머리 한데 묶고 영원한 사랑을..괌 로맨스 ▶10월12일자 ⑦“손님 원하는대로” 한국인 천국, 괌 음식·쇼핑·클럽 ⑧가장 괌 답다. 이나라한 곰바우..퍼스트비치도 ▶10월19일자 ⑨돌핀크루즈,별밤,등산,민속..괌 컬러풀 액티비티 ⑩괌내 한국계, 필리핀계 이어 2위, 괌-한국 진한 우정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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