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위기 우려’ 내수 육성, 미룰 수 없어…돈 쓸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
26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관광지 일대에서 열린 '가을꽃축제'에서 관람객들이 추억을 만들고 있다. '인제에서 꽃길만 걷자'를 테마로 열린 이번 축제는 다음 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가 80%대 중반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수 비중이 낮아도 너무 낮은 것이다. 중국 경제 침체,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 부침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더 거셀 수 있다.
정부도 이에 내수 총력전에 나섰다. 다음 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도 소비를 위한 대책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이 됐다. 숙박 할인권 30만장을 배포하는 등 여행 지원 정책도 실시했다. 즉각 반응이 왔다. 주요 관광지 리조트·호텔은 대부분 만실이다.
28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요 20개국(G20) 무역의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의존도는 40.85%, 수입 의존도는 43.71%를 나타냈다. 두 지표를 합친 무역의존도는 84.6%에 달한다. 무역의존도는 ‘수출입의 대 GDP 비율’을 말한다.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경제가 무역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어느정도로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지난해 일본 수출 의존도는 17.65%, 수입 의존도는 21.21%를 기록했다. 무역 의존도는 38.9%에 불과하다. 인구 차이 등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무역 의존도가 두 배 이상 더 큰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수출 등 대외 경제가 휘청이면 우리나라는 더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수출은 우리나라 산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특히 중국 성장과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이 주춤하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높은 무역 의존도가 오히려 독이 되는 모양새다. 독일과 비슷한 형태의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 서비스업과 이를 필두로 한 내수 산업 육성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휴일을 늘리고, 휴가 사용도 적극 권장하는 사회 풍토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도 내수 진작의 차원에서 추진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다음 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관련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내수 진작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 부처도 소관 분야에서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민간 소비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설명했다.
정책적 독려도 필요하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도 소비 촉진 대책과 맞물리면서 효과가 배가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추석 연휴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연다. 추석 연휴 기간 숙박 할인권 30만장을 배포하는 행사다. 5만원 이상 숙박시설 이용 시 참여 온라인여행사 채널을 통해 3만원 할인이 가능한 쿠폰이 제공된다.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을 통해 혜택을 받는 근로자도 확대한다. 이 사업은 근로자가 20만원, 기업이 1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총 40만원을 국내 여행 경비로 사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 이 사업에는 14만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내달 중 최대 5만명을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최대 19만명이 휴가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지원금 대비 8.8배의 추가지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주요 관광지 리조트, 호텔은 만실 수준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설악 쏘라노, 산정호수 안시, 해운대, 경주, 거제 벨버디어, 여수 벨메르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6개 리조트의 9월 28∼30일 평균 예약률이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10월 1∼2일 평균 예약률도 96%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그랜드 조선 부산의 9월 28∼30일 예약률이 85∼90%이고, 그랜드 조선 제주의 예약률도 같은 기간 75∼8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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