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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델S’ 세금 10만원→100만원?…세제 개편안 살펴보니 [숨고르는 전기차]
연 10만원대 전기차 세금 오를까 관심 고조
“국산차 형평성 제고, 세금 합리화 차원 조치”
전기차 ‘시장위축’ 우려…다양한 의견 담아야
미국의 한 슈퍼차저 충전소에서 테슬라 자동차의 충전이 이뤄지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정부가 현재 배기량에 따라 과세가 이뤄지고 있는 ‘승용차 자동차세’를 차량 가격이나 중량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세금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주춤한 전기차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한국지방세연구원과 함께 ‘자동차세 개편 추진단’을 구성해 승용차 자동차세 과세기준을 변경하는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행안부는 향후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 친환경 정책과의 일관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준수 여부 등을 검토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세부 개편안(기준별 과세구간, 세율, 적용대상, 시행시기 등)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직접적인 지방세법 개정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0년 시행된 현행 자동차세는 보유한 차량 수마다 차량의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비영업 승용차의 경우 1㏄당 1000㏄ 이하는 80원, 1600㏄ 이하는 140원, 1600㏄를 초과하면 200원을 부과한다. 영업 승용차는 1㏄당 1600㏄ 이하는 18원, 2500㏄ 이하는 19원, 2500㏄를 초과하면 24원을 매긴다. 전기차동차와 수소전기차는 ‘그 밖의 승용차’로 분류돼 연간 세금이 일괄 10만원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값비싼 수입 전기차가 국산차보다 세금을 덜 내는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 배기량 3500cc인 제네시스 G80은 약 6000만원대의 가격에도 매년 세금 부담이 90만2200원, 2000cc인 쏘나타(약 2800만원)는 51만9740원, 1600cc(약 1970만원)인 아반떼는 29만820원이었지만, 찻값이 최소 1억1500만원부터 시작하는 테슬라 모델S는 지방교육세를 포함해도 세금이 연간 13만원에 불과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비교했을 때도 배기량 2000cc인 쏘나타와 약 5900만원인 폭스바겐 아테온, 약 6300만원인 볼보 XC60이 연간 자동차세가 같았다.

자동차세 개편을 통해 ‘배기량’ 대신 차량 ‘무게’와 ‘가격’을 고려할 경우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가격이 비싼 수입차와 중량이 무거운 전기차일수록 부과되는 세금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정부의 자동차세 개편 조치가 최근 성장세가 움츠러든 전기차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등 값비싼 부품으로 인해 보조금을 적용해도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면서 “실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고려해 과세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여러 의견 종합해 구체적인 세금 산출 방식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비영업용 승용차 세수 총액인 4조6000억원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편을 추진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동차세 과세 기준 개편 필요성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만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평과세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 [연합]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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