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변제·사고금액 급증

지난해 5076억원의 2배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 대신 갚아준 은행 대출의 규모가 올해만 1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전체 대위변제액의 두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소상공인 대출의 상환 시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는 반면, 소상공인들의 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지역신용보증재단 사고·대위변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1조7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3.6배에 달했다. 대위변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연간 수치(5076억원)와 비교해도 이미 2배가 넘었다.

소상공인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규모를 의미하는 ‘사고액’은 그 규모가 더 컸다. 올해 8월까지 사고액은 1조478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사고액(9035억원)보다 50%가량 많았다. 사고액 또한 ▷2020년 5948억원 ▷2021년 6382억원 ▷9035억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위변제·사고액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초기 대폭 늘린 대출의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이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의 매출 회복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소상공인들은 이어진 고금리와 소비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 원재료 및 전기요금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증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전폭적으로 늘렸고 2∼3년 후부터는 (대위변제액이) 높은 추세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의 관련 예산 지원도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 급증한 은행 대출의 상환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지역신보의 보증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8월 지역신보의 신규 보증금액은 7조316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7% 감소했다. 엔데믹으로 보증 수요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지역신보의 보증 여력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양경숙 의원은 “지난해보다 사고와 대위변제가 세 배 넘게 급증하며 소상공인의 대출 부실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부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모니터링과 부실 감축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