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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하는 중앙은행 더 많아질 것”…긴축 사이클 마무리되나
美 8월 근원 PCE 4% 미만 예상…2년만
유럽 9월 근원물가 4.6~4.8% 예상
“4분기 금리 인하하는 중앙은행이 더 많을 것”
“긴축 길어지면 경제 고통”…연준 선택에 주목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과 유럽에서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각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영국과 스위스 등 일부 국가가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금리 인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집중해 추적하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 중 계절적 영향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이 지난달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4% 미만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유로존 지역의 연간 근원 물가 상승률 지표가 9월에 4.8%로 둔화돼 1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4.6%로 2년 내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것을 두고 “세계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면서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더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2월 처음 금리를 올린 뒤 14회 연속 이어진 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한 것이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BOE와 마찬가지로 금리를 1.75%로 유지했다.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 총재는 “지금까지 취한 정책 조치가 물가 수준이 안정적인 범위에 지속해서 머물도록 하는 데 충분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충분히 오랜 기간 유지되면 인플레이션을 물리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며 유로존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컨설팅 업체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다음 4분기에는 2020년대 말 이후 처음으로 세계 30대 중앙 은행 중 금리를 인상하는 곳보다 인하하는 곳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커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글로벌 통화 정책 사이클의 중대한 이정표에 도달했으며 긴축 사이클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씨티은행의 네이선 시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점진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해소)과 성장 둔화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체제의 도래를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연준의 선택에 쏠려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도 “인플레이션 2% 목표 까진 갈 길이 멀었다”며 이번 동결이 연준의 긴축 정책의 종착점으로 해석되는 것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연준 위원19명 중 12명은 연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연준의 강한 의지가 미국 경제의 활력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모니카 디펜드 아문디 연구소 소장은 “연준은 지금까지 너무 많은 일을 해왔고 이정도로 길게 유지된 긴축은 결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경제성장과 노동성장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CSI)는 지난 7월 72.6을 기점으로 2개월 연속 하락하며 67.7까지 떨어졌다. CSI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지수로 나타낸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현재 시점에서 이전보다 경기가 좋다고 느끼며 100보다 낮으면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느낀다고 해석된다.

다만 연준이 긴축 정책을 보다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높아 보인다. 리차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FT에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결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준의 다음 행보는 데이터의 변화를 확실히 확인한 뒤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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