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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기준금리 30%로 인상…20년래 최고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튀르키예가 기준금리를 20년 만의 최고인 30%로 끌어올렸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25%에서 5% 포인트 인상했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올해 7월과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85%로 정점을 찍은 뒤 떨어지다가 지난달 60%에 근접했다.

이 같은 고공 인플레이션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 5월 대선의 영향도 적잖은 것으로 분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당시 광범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이를 이행하려고 증세를 선택했다.

당초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반적 경제학 이론과 달리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는 등 특이한 주장을 해왔다. 그는 “고금리는 모든 죄악의 부모”라며 통화정책에 종교적 소신까지 반영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튀르키예 경제가 수십 년만의 최악 위기에 봉착하자 금리에 대한 견해를 바꾸고 있다. 기술관료로 구성된 새 경제팀 또한 기준금리를 바로 크게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빠진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튀르키예는 당초 8.5%이던 금리를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뒤부터 이날까지 4차례에 걸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인상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도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잡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 주민들은 돈이 생기면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소비하고 있고 이는 경제 과열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정치적 고려사항들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 조정의 규모, 지속성, 성공과 관련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6월 취임해 새 통화정책을 주도하는 메흐메트 심셰크 재무부 장관은 고금리가 일단 내년 중반까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셰크 장관은 “물가안정이 현재 최고 우선순위"라며 "2024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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