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9월 들어 ‘7만전자’에 복귀한 뒤 굳히기에 들어간 삼성전자 주가가 7만2000원 대에 근접했다. 특히, ‘박스권’에서 벗어나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모멘텀에 이어 판가 인상 등 재고 소진 사이클 종료 시그널 등을 계기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9만원 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상승한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에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글이 이어졌다. 특히, 과거 ‘8만전자’, ‘9만전자’ 시절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던 주주들의 경우 익절이 가능한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하길 바라는 글을 연이어 게시했다. 한 삼성전자 주주는 “8만전자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파시는 분들 부럽네요”라고 했고, 또 다른 주주는 “7만5000원 2년째 기다립니다. 목 빠져 죽을 지경입니다”란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예적금 중 어떤 것에 목돈을 넣는 것이 이익인지 물어보는 글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최근 상승세와 배당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투자가 낫다는 쪽과 원금이 보장되면서 고금리에 따른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재고조정 일단락과 제조사의 감산 효과로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인 올해 4분기 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4분기 말부터 수급 정상화 국면에 진입한 후, 2024년부터 가파른 상승 사이클을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고정거래 가격의 동시 상승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9월 현재 스마트폰, PC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는 3~4주 수준으로 정상을 하회하며 이미 재고조정이 일단락됐고, 서버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는 7~8주 수준으로 상반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여 내년 1분기부터 정상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어 그는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고객사에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면서 “이는 반도체 재고조정이 일단락된 스마트폰 업체 입장에서 최근 1년간 70% 이상 급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조정이 충분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고객사들은 현재의 수요 부진을 감안해도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를 고려하면 4분기 말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 해소 가능성이 커 삼성전자의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시장에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립 수준으로 나오면서 안도감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CPI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근원 CPI의 경우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 동결, 인상 확률에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