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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당시 국왕은 프랑스 저택에 있었다” 호화생활 비판 확산 [모로코 강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모로코 강진으로 현재까지 2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모하메드 6세 국왕이 강진 발생 당시 프랑스 파리의 사저에 머무른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지진 발생 당일인 지난 8일 모하메드 6세가 프랑스의 유명 관광지 에펠탑이 위치한 파리 7구의 저택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 저택은 그가 2020년 칼리드 빈 술탄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에게서 최소 8000만유로(약 1142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장과 게임장, 스파, 미용실, 300㎡ 크기의 정원 등을 갖췄으며 파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로 유명하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국왕 측은 지진 발생일 이 저택에 머물고 있던 데 대해 건강상의 이유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가 이튿날인 지난 9일에야 귀국해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지진 피해로 인한 구조와 생존자 구호를 위한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왕의 부재로 인해 정부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국왕이 누려온 호화생활도 덩달아 도마 위에 오라고 있다. 더 타임스는 국왕이 이 외에도 1년에 여러 차례 파리에서 북동부로 56㎞가량 떨어진 우아즈 지역의 베츠 성을 찾곤 한다고 전했다. 이 성은 그의 부친인 하산 2세가 1972년 구입한 것으로, 이곳 정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로 꼽힌다.

국왕은 이 성의 마구간에서 기르는 자신 소유의 순종 말들을 프랑스 샹티 지역 경주에 출전시키기도 하는 등 호화로운 취미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 국왕은 이처럼 프랑스 생활에 애정을 보이는 듯하지만, 정작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모로코와 프랑스는 수년째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강진에도 모로코는 프랑스에 공식적인 구호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이날 “재난 지원이 모로코의 요청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더 타임스는 프랑스 주재 모로코 대사가 수개월째 공석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로코 방문도 여러 차례 연기된 바 있다고 부연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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