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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제마진 최대...웃음 찾은 정유사
배럴당 15.05달러...연중 최고
7월 말 이후 실적개선 기대 ↑
中 ‘3차 수출쿼터제 물량’ 변수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최근 한 달 사이 급등하면서 1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신음하던 정유업계가 모처럼 웃음을 되찾은 가운데 턴어라운드(실적 반등)를 위한 ‘마지막 열쇠’는 중국이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23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05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간 평균으로 보면 8월 넷째주 기준 배럴당 14.2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이는 지난해 7월 첫째주(16.1달러)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를 말한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로, 통상 4~5달러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 정제마진 평균치는 6.1달러에 머무르면서 작년 같은 기간(14.84달러) 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상반기 정제마진이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석유사업 부문)과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합산액은 99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779억원)과 비교해 11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7월 말부터 정제마진이 다시 치솟으면서 침체됐던 정유업계의 분위기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번 오름세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을 중심으로 항공유를 비롯한 석유 수요가 늘어났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높아지는 것도 정제마진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평가다.

다만 정유업계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반론도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 중국의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현재 정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역내 수급 안정을 위해 자국 기업의 수출을 제한하는 쿼터제(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빠르면 이달 말 3차 석유화학 제품 수출 쿼터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수출 쿼터 물량을 시장 예상 대비 낮게 할당한다면, 단기적으로 정제마진 상승 및 글로벌 유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출 쿼터 물량을 늘리면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출 쿼터 이외에도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부동산 불안이 지속되는 점도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목이다. 중국 내부의 경기침체 우려가 증가하면 하반기 글로벌 석유 수요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유가 안정을 위해 이란에 이어 베네수엘라까지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제재 완화를 검토 중”이라면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은 유가 부양 의지가 뚜렷해 (미국의 제재 완화 관련) 상쇄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중국의 경제 상황과 정부 대응이 국제유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현재의 정제마진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4분기부터 국내 정유업계가 본격적인 흑자 전환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제마진 불안 등 각종 외부 변수 속에서 국내 정유업계는 사업 다각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개발과 친환경 소재를 다루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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