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주발사체, 이어도 서쪽 공해·日 오키나와 상공 통과 낙하
尹대통령, NSC 보고 뒤 “美日 분석 결과 공유, 추가 도발 대비”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이날 새벽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탑재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장면.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오상현 기자]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두 번째 우주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다만 북한은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하며 한국과 미국에 비해 열세인 정찰자산 확보 야욕을 거두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3시 40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면서 “군은 발사징후를 사전에 식별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24일 새벽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며 “천리마-1형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국가우주개발국은 비상폭발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된 원인을 빠른 기간 내에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5월 31일에 이어 85일 만에 재시도한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 발사에도 실패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기념하는 25일 ‘선군절’과 내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9·9절’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던 구상에 차질을 빚고 오히려 망신만 사게 됐다.
다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우주발사체 발사 시도 자체를 평가절하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북한이 공개한 비상폭발체계 오류는 로켓 발사후 자동폭발을 유도하는 ‘비행종단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앞서 첫 번째 발사 실패 때 문제가 됐던 로켓 추진체와 연료 문제는 이미 해소됐고, 로켓 작동과 단 분리 등에 있어서도 검증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이번 우주발사체는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과 일본 오키나와현 상공을 통과한 뒤 4시 5분께 필리핀 동쪽 약 600㎞ 지점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 우주발사체에서 분리된 물체는 각각 오전 3시 58분께 한반도 서쪽 300㎞ 서해와 오전 3시59분께 한반도 서쪽 350㎞ 동중국해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으로 추락한 북한의 1차 우주발사체 잔해를 수거한 군 당국은 이번에도 탐색 및 인양작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낙하지점에서 지난번과 유사한 탐색 및 인양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이후 오전 6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분석 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이날 새벽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군이 지난 6월 15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잔해를 인양하는 모습. [합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