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 한 번 못 한 것이 죄송해요.”
이희준씨는 아버지 故 이관춘(56)씨를 갑작스레 떠나보내야만 했다. 지난 6월 26일 이 씨 아버지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길로 떠났다.
그냥 떠난 게 아니다. 이 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생명을 줬다. 이 세상에서 행하는 마지막 선행이었다.
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폐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 씨는 평소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고 누군가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고, 가족들은 이 씨의 결정을 존중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이 씨는 누구에게나 자상한 사람이었다. 특히 정이 많아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늘 먼저 나서 다른 사람을 도왔다.
이 씨의 아내인 신양숙씨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것 하나 못 한 거 같아 미안하다”며 “하늘나라에서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내길 바란다. 따뜻한 남편, 자상한 아빠로 고생 많았다. 사랑한다”는 말로 고인을 배웅했다.
이 씨의 아들 희준씨는 아버지에게 사랑한다 표현하지 못 한 게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 그는 애끓는 사부곡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무뚝뚝한 아들이라 한 번도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 한 번 못 한 것이 죄송해요. 다음 생에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 싶어요. 하늘 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