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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살 된 수능…“고교학점제 맞춰 절대평가·자격고사화 필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 앞두고
2028 대입 전형 내년 2월 확정 지어야
6월 공개→8월 말 공개로 미뤄져
‘절대평가해야 한다’ 77%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로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1994년 8월 20일, 제1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됐다. 암기식 교육과 불법 과외를 없애고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만 판단하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올해 30살이 된 수능은 취지가 무색하게 여전히 사교육 주범으로 꼽힌다. 2025년 전면 도입될 고교 학점제와 맞물려 대입 전형 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수능이 절대 평가·자격 고사화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교육부, 2028 대입 개편두고 장고=2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8 대입 개편안’은 막바지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늦어도 8월 말 공개가 목표다. 당초 6월 중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킬러 문항 사태’ 이후 대입 개편안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 현장 안정성을 고려해 미세 조정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공정성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교육부의 고민 또한 깊어지는 모습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학생들은 2025년 고등학교에 입학해 ‘고교 학점제’ 방식으로 수업하게 된다. 고등학생들도 대학생처럼 과목을 선택해 듣는 제도다. 학생 개개인의 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듣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대입 유불리에 따라 특정 과목에 학생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내신 평가, 대입 전형 개편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고등교육법 상 4년 예고제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 2월까지 개편안을 확정지어야 한다.

▶힘 받는 절대평가·자격고사=교육계는 고교 학점제 도입과 맞물려 수능 절대 평가·자격고사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등급제·백분율·표준 점수 등 상대적인 수능 점수에 따라 학생을 줄 세우는 방식을 없앤 다음, 정해진 점수 이상을 확보하면 대학 입학 자격을 주고 수능 점수 외의 평가 요소에 대해서는 대학에 자율권을 주자는 주장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021년 펴낸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선 및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 따르면 전체 또는 일부 과목을 절대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77.5%에 달했다. 고등학교 교사, 대학 교원,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관계자 등 1379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올 6월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1.8%가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뒤를 현행 유지 24.1%, 논술형 도입은 15.7%, 수능 폐지 8.4%가 이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상대평가 중심 수능은 고교 학점제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사회 전체의 승자독식 논리를 강화한다”며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는게 맞다. 장기적으로는 수능-정시, 내신-수능이라는 정시·수시 구분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평가화 하면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수능 문제를 내는 방식, 점수 반영 방식에 따라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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